[한화를 움직이는 사람들]신·구 인물 조화, 위기·변화에 유연한 인사정책②전문경영인 능력 중시…역대 부회장 22명 '서울대·구조본·전문성' 공통점
최은진 기자공개 2019-07-12 14:25:24
[편집자주]
한화그룹은 '위기에 강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연 회장이 총수에 오른지 40년이 지난 현재 모태인 방산업을 넘어 화학·태양광·금융·호텔 등을 아우르는 재계 7위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총수 부재의 상황에서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몸집을 키운 결과다.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하에 움직이던 경영스타일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자율경영 방식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더벨은 한화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주역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9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러 위기를 겪으며 성장한 한화그룹은 열린 인사정책을 구사해 왔다. 위기가 닥칠때나 변화가 필요할때마다 적절한 외부인력이 들어왔다. 일부 대그룹과 다르게 한화그룹은 순혈과 비순혈 인력을 적절히 조화시켰다.신구(新舊) 경영진의 조화는 힘의 균형을 잡아주고 경쟁을 유도하기도 하고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한화그룹이 추진한 다수의 인수합병(M&A)이 성공한 것도 신·구 인력을 적절히 활용한 인사정책의 결과다.
◇역대 부회장단 22명, '서울대·구조본·전문성' 공통점
한화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오를 수 있는 최고 직급은 부회장이다. 김승연 회장이 취임한 후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부회장까지 오른 전문경영인은 22명이다. 이들 인물의 면면을 살펴보면 '서울대·구조조정본부·전문성'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학연·지연보단 전문성 그리고 능력이 부회장 발탁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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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그룹과 달리 외부 출신 부회장이 상당히 많다. IMF 구조조정이 도래하기 직전인 1995년 계열사 통폐합을 단행하기 위한 구조조정 전문가로 박종석 옛 증권감독원장(현 금융감독원)을, 2013년에는 총수 공백을 채워줄 전문가로 양천식 옛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영입했다. 2005년에는 옛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인수 후 전문경영인으로 삼성생명 출신 신은철 부회장을, 2000년 ㈜한화에서 건설사업을 분사할 목적으로 대우건설 출신 김현중 부회장을 스카우트 했다.
한화그룹의 전문경영인은 신·구 인물의 조화가 특색이다. 누구에게도 힘의 균형이 쏠리지 않았다. 경영진의 힘의 균형은 오너십 기반을 확고히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더욱이 한화그룹은 방산에서 시작해 금융·건설·호텔·화학·태양광 등 다수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해 왔기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할 필요가 컸다. 변화가 필요할 때 '사람'을 활용한 유연한 인사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해야 했던 셈이다.
◇부회장 3명·사장단 8명 핵심경영진 주목…신구세력의 조화 여전
현재 한화그룹을 움직이는 핵심 전문경영인으로 꼽을 수 있는 인물은 부회장 3명과 대표이사급 사장 6명 그리고 그룹 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사장급 위원장 1명이다.
부회장단에서 금춘수 ㈜한화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 안살림을 챙기는 역할이다.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은 각각 금융사업과 화학 및 태양광 사업을 총괄한다. 모두 40년간 한화그룹에 몸 담으며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김 회장의 신뢰가 두텁다.
금 부회장은 구조조정본부 출신으로 굵직한 M&A를 담당했다. 총수부재 상황에서는 전면에 나서 그룹을 이끌었다. 차 부회장과 김 부회장은 각각 금융과 화학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실무형 리더다.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것은 물론 해외시장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한 글로벌 인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사장단 8인은 대표이사급 사장단으로 한화그룹 사업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다.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는 사장급이고 그 외 자회사는 부사장급 전문경영인이 자리하는 형태다. 사장급 대표이사는 각각의 자회사를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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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인력과 내부 인력의 적절한 조화는 사장단에서 확인된다.
주요 전문경영인 가운데 구조조정본부나 그에 상응하는 역할의 조직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물은 전체의 절반인 5명이다. 금춘수 ㈜한화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김희철·여승주·권혁웅·최선목 사장 등이다. 외부서 영입된 인력으로는 옥경석 ㈜한화 화양방산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꼽을 수 있다. 각각 삼성전자와 동부화재에서 경력을 쌓았던 인물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타 대그룹과 다르게 순혈주의가 심하지 않고 외부 경영진 영입에 적극적인 편"이라며 "순혈과 비순혈 인력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면서 위기와 변화의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더 나아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오너십을 확고히 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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