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GS에너지 JV 지배력 '종속·관계' 고심 지분율·경영권 확보, 종속기업화 유력…재무부담·이사회 구성 등 추가 검토 필요
최은진 기자공개 2019-07-22 08:22:53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9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GS에너지와의 합작사(JV)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지배력 회계기준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지분율은 물론 경영권을 모두 쥔 만큼 종속기업으로 삼는게 당연하지만 GS에너지와의 협업관계 및 재무적인 영향 등을 고려해 관계기업 분류도 검토 중이다. GS에너지 입장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지배력 분류에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결정을 수긍하겠다는 입장이다.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GS에너지는 올해 하반기께 합작사 '롯데GS화학(가칭)'을 설립하기로 계약했다. 약 8000억원 규모의 대형 석유화학사업 공동투자를 위해 설립하는 이번 합작사는 롯데케미칼이 지분율 51%, GS에너지가 49%를 차지한다.
합작사는 오는 2023년까지 BPA(Bisphenol-A)와 C4유분 제품을 각각 20만톤, 21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캐파의 공장을 건설한다. 공장 부지는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약 10만㎡ 규모의 여수 4공장을 활용하기로 했다. 합작사의 예상 연간 매출액은 1조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은 합작사의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한다. 대표이사 역시 롯데케미칼이 선임한 인력이 앉는다. GS에너지는 2대주주로서 투자 및 실적을 공유하고 경영의 감시·감독 차원에서 이사회에 참여할 방침이다.
지분율과 지배력으로만 따지면 합작사는 롯데케미칼의 종속기업, 즉 자회사가 된다. 지분율 50% 이상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요 경영진을 선임할 수 있는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합작사의 지배력 회계처리 분류를 종속기업으로 할 지 관계기업으로 할 지 고심 중이다. 합작사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게 되면 자산·부채·매출·순이익 등 모든 재무사항이 롯데케미칼과 한몸처럼 연결된다. 반면 관계기업으로 설정하면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지분율 만큼 지분법 이익으로 당기순이익 실적만 반영된다.
롯데케미칼의 과거 합작사 내역을 보면 대부분 관계기업(공동기업)으로 설정했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지분율이 51% 미만이고, 합작 상대방과 공동경영을 하는 데 따른 결정이다. GS에너지와의 합작사와는 경우가 다른 셈이다.
롯데케미칼이 '롯데GS화학'의 지배력을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할 지를 고민하는 첫번째 이유는 재무적인 부담 때문으로 해석된다. 8000억원 규모의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데 따라 고정비를 만회하는 실적이 발생할 때까지는 약 1~2년 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동안 합작사는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상당한 부채를 쌓아둘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합작사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게 되면 롯데케미칼은 물론 롯데지주에도 재무적 부담을 주게 된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50%대의 안정적인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롯데지주의 부채비율은 240%에 달한다. 롯데케미칼의 영업현금흐름이 3조원에서 1조원대로 급감한 것에 더해 부채비율까지 상승하게 되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GS에너지가 어느정도 경영에 참여할 지, 지분 옵션 계약 방식 등 아직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점도 지배력 고민의 배경이다. 경영권과 대표이사 선임 권한을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이 확보한 것은 맞으나 GS에너지 측 인물이 이사회에 어느정도 참여할 지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 만일 양사가 이사회에 동수로 참여하게 된다면 종속기업으로 설정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지분 계약 역시 양사가 풋옵션이나 콜옵션을 보유하게 되면 지분율 변동 가능성 때문에 지배력 분류에 고민이 더 필요할 수 있다.
GS에너지는 롯데케미칼이 지배력 분류를 어떻게 결정할 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2대주주인 만큼 롯데케미칼의 지배력 분류와 상관없이 관계기업으로 설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리든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합작사 설립이 이제 막 결정된 만큼 지배력을 어떻게 할 지는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분율로만 보면 종속기업으로 삼을 수 있지만 그 외 다른 사안들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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