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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survey/바이오마켓트렌드]투자자가 뽑은 차세대 항암제는 '이중항체'④뒤이어 유전자 치료제·CAR-T·항암백신 순…국내 바이오벤처 개발성과 두각

강인효 기자공개 2019-07-26 08:23:38

[편집자주]

제약바이오업계가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각종 이슈들이 터지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바이오기업들의 몸값도 일정부분 조정을 거치고 있다. 더벨은 제약바이오 기업 담당자와 VC에 종사하는 전문 투자자 5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 주요 시장 이슈를 정리했다. 특히 상장을 앞둔 기업체를 둘러싼 공모주 서베이는 올 하반기 IPO 시장의 점쳐보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2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벤처들이 가장 주목하는 신약은 항암제다. '암'은 인류가 극복해야 할 최대 질병으로 꼽힌다. 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극복을 위한 장애물도 많다.

바이오 마켓에서도 항암제를 개발하는 업체들에 대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쳐준다. 당장의 매출이 일어나는 제약 업체보다 10년 뒤를 내다보는 항암제 개발 스토리가 더 각광을 받는다.

항암제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한 분야로 전문가들은 '이중항체(Bi-specific Antibody)' 플랫폼 기술을 꼽았다. 이중항체를 이용한 항암제는 기존 의약품의 병용 투여법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더벨이 최근 실시한 국내 제약·바이오시장 동향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2%가 '이중항체' 항암 신약이 항암제 파이프라인 중에서 가장 투자 가치가 높다고 답했다. 이어 '유전자 치료제(28%)', 'CAR(키메라 항원 수용체)-T세포(26%)', '항암백신(23%)' 등의 순이었다. 해당 설문은 복수 응답이 가능한 문항이었는데,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이중항체와 유전자 치료제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항암제 파이프라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대형 제약사 및 바이오 벤처 이중항체 개발 경쟁 치열

이중항체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목을 받게 된 배경에는 '면역관문억제제(암세포가 면역세포인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을 차단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기전)' 및 'CAR-T'와 같은 면역항암제들이 크게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이중항체의 효용 가치가 제고되면서다. 이중항체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항체(외부 물질이나 감염성 물질에 대해 반응을 보이는 단백질)'를 말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반적인 항체에서는 두 개의 항원 인식 부위가 같은 항원을 인식하지만,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항원을 인식한다"며 "이중항체는 자연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매우 '인공적인(artificial)' 항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옵디보(개발사 BMS), 키트루다(개발사 MSD)와 같은 면역관문억제제들의 시장 규모가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면역관문억제제와 기존 암 항원에 대한 표적 항체 치료제 또는 서로 다른 타깃의 면역관문억제제 간의 병용 요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병용 요법은 필연적으로 이중항체의 필요성을 대두시켰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50여개의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획득한 이중항체는 3개에 불과하다.

국내 기업의 경우 에이비엘바이오, 앱클론, 파멥신, 유틸렉스 등 바이오 벤처와 한미약품, 녹십자, 종근당 등이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항암 신약 개발에 있어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6월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9)'에서 위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생혈관억제 이중항체 'ABL001(개발명)'의 임상 1a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파이프라인은 지난해 11월 5억9500만달러 규모로 트리거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됐다.

항암 치료제 파이프라인_20190719
'바이오기업들의 항암 치료제 파이프라인 가운데 투자 가치가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설문 응답 결과(복수 응답 가능)

◇국내 바이오 벤처, 유전자 치료제·CAR-T·항암백신 개발 성과 두각

투자자들이 이중항체에 이어 항암제 파이프라인으로 투자 가치가 높다고 꼽은 유전자 치료제도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13개의 유전자 치료제가 품목 허가를 취득했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6개가 항암제다.

국내 대표적인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은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다. 이 회사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 'VM202-DPN(개발명)'의 미국 임상 3상은 막바지에 있다.

CAR-T는 '기적의 항암제'로 불릴 정도로 기존 제품에 비해 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된 새로운 항암제다. 글로벌 빅파마인 노바티스는 지난 2017년 8월 CAR-T 기술에 기반한 항암제 '킴리아'로 세계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다. 이로부터 두 달 후에는 글로벌 바이오테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에 인수된 카이트파마가 '예스카타'로 두 번째로 FDA 승인을 획득했다.

CAR-T 기술에 기반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는 녹십자셀, 앱클론, 헬릭스미스, 바이넥스 등이 있다. 녹십자셀은 현재 고형암에 대한 CAR-T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있는 단계이며, 앱클론은 관련 치료제에 대해 비임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2015년 12월 자체 개발한 항암제 CAR-T 기술'VM-801(개발명)'을 미국 블루버드바이오에 100만달러 계약금을 받고 기술이전한 바 있다.

바이러스 항암제로는 글로벌 빅파마 암젠의 '임리직'이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다. 2015년 악성흑색종을 적응증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국내 대표적인 항암백신 개발업체는 신라젠이다. 신라젠이 개발 중인 바이러스 항암제 '펙사벡(Pexa-Vec)'은 간암을 적응증으로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신라젠 측은 이르면 8월 중으로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라젠은 현재 중국에서도 간암을 적응증으로 펙사벡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더벨은 상반기 바이오 시장을 평가하고 하반기 시장을 전망하기 위해 바이오 산업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취재로 만난 벤처캐피탈·운용사 등 투자기관 그리고 제약바이오 회사에 근무하는 주요 임원 등을 무작위로 선정해 지난 7월 15일부터 19일까지 총 54명에게 구글 서베이를 통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대규모 설문 조사는 아니지만 응답자 전원이 바이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집단이어서 유의미한 결과 도출이 가능했다. 응답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일부 항목의 경우 복수 선택 또는 서술방식을 허용했다. 바이오 업체 선호도 조사는 후보 업체 관계자가 설문에 참여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이해상충을 방지했다. 후보에 오른 업체는 2019년에 기술성평가를 의뢰한 이력이 있거나 거래소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회사로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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