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7월 25일 08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경쟁인가."모 금융투자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험업계 리포트의 화두다. 그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보험사, 특히 손보사 간 경쟁이 2분기에도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경쟁이 멈추지 않는 한 연간실적전망을 낮추고 목표주가와 투자의견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손보사들은 현재 심각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2분기에도 장기 인보험 사업비와 프로모션 비용을 대폭 늘리고 위험인수기준(언더라이팅)을 완화했다. 매출 늘리기에 급급하다보니 장기위험손해율 관리는 뒷전이다. 십여년전 단기 실적을 올리고자 6% 넘는 확정금리형 상품을 팔던 생명보험사의 전철을 밟는 모습이다. 생보사들은 무리한 덩치 키우기 영업을 벌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지금도 이차역마진으로 고생 중이다.
그럼에도 손보사들이 악수에 가까운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혈을 감수해서라도 회계상 곧바로 드러나는 순익, 시장점유율(MS) 등 주요 평가지표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다. 보험 재무제표 상 순익과 MS만으론 보험사의 실상과 내재 리스크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런데 앞선 평가지표를 대체할 만한 게 마땅찮다. 보험사 CEO들은 매해 그룹 오너나 회장에게 평가를 받는데 대안이 없으니 순익과 MS 등을 그대로 평가지표로 삼고 만다.
마침 KB손보의 경영기조가 눈에 띈다. KB손보는 최근부터 자본적정성 지표에 착시를 줄이고 리스크 측정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내재가치(EV)를 사용했다. EV는 현가로 조정 및 할인된 순자산가치(ANW)와 보유계약가치(VIF)를 합쳐 산출한다. 물론 EV에도 문제는 있다. EV 증진 과정에서 순익과 MS가 요동치기도 한다.
다행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보험 출혈경쟁의 끝은 파국이라는 것을 꿰뚫어 보고 회계전문가답게 용단을 내렸다. KB손보는 KB금융지주 2분기 IR보고서에 EV와 EV 증가에도 순익이 미진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두 페이지에 걸쳐 실을 수 있었다.
다른 손보사들도 아직 늦지 않았다. 새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은 도입이 늦춰졌을지언정 필연이다. IFRS17에선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곧 매출과 순익 증가, MS 상승으로 감춰온 리스크가 드러나는 때가 온다. 이제라도 업계의 평가 관행을 고쳐야 한다. 진정한 내실경영을 추구하도록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노력도 함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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