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벤처투자 키 쥔 '투자지원추진단' [금융지주 VC 분석]①올해 11개 기업 105억 직접투자, 혁신성장에 5년간 2.1조 투입
안경주 기자공개 2019-08-14 07:39:22
[편집자주]
스타트업의 성장과 함께 국내 벤처캐피탈업계의 '판'이 커지면서 금융지주 회사들이 벤처투자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00년 닷컴버블로 인해 금융사들이 벤처투자 관련 조직을 없애거나 축소시켰으나 최근 '혁신 성장'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 기조와 맞물려 다시 기지개를 켰다. 금융지주사들은 벤처캐피탈(VC) 회사를 신설하거나 모펀드를 만들어 운영에 나섰다. 벤처기업 등에 대한 직접 투자 비중도 늘리고 있다. 벤처투자시장에 뛰어든 금융지주사의 차별화된 전략과 강점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2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벤처·중소기업의 혁신성장 지원에 나섰다. 5대 금융지주사는 향후 5년간 225조원 이상의 혁신금융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융지주사는 벤처투자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혁신 성장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의 방향과 힘께 최근 금융당국이 기술금융 투자 확대를 독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 같은 분위기와 맞물려 우리금융지주 또한 벤처투자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그룹사 CEO가 위원으로 참여하는 혁신금융추진원회를 발족하고 직접투자와 펀드조성 등 다양한 방식을 기반으로 금융지원 규모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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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종금·PE, 벤처투자 '삼각편대' 구성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비롯해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우리PE)를 중심으로 직접투자와 혁신성장펀드 조성, 정부 주도 혁신모험펀드 간접투자 등을 통해 향후 5년간 2조1000억원을 벤처·중소기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엔 그룹 혁신성장펀드를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섰다. 550억원을 출자한 우리은행이 앵커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우리종합금융(10억원)과 우리PE(40억원) 등 계열사들이 펀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또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도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금융의 이 같은 투자를 이끄는 곳은 혁신금융추진위원회 산하 투자지원추진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은행, 종금, PE 등 계열사 투자부문간 협업으로 성장성과 미래가치를 보유한 혁신성장기업을 발굴해 직접투자 또는 펀드조성 등을 통한 간접투자로 혁신성장 부문 민간투자를 총괄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지원추진단이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 등 혁신성장기업에 대한 투자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업무를 총괄한다. 사실상 우리금융 벤처투자의 헤드쿼터인 셈이다. 투자지원추진단은 지주 CIB기획부, 우리은행 투자금융부, 우리종금 CIB사업본부, 우리PE 투자본부와 자산운용본부 등으로 구성됐다. 단장은 김정록 우리은행 IB그룹장(상무)가 맡았다.
우리금융은 투자지원추진단을 중심으로 혁신·창업기업들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이자, 동반성장 파트너로 인식하고 적극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투·융자복합지원(투자기업에 대한 영업점 매칭 등을 통한 여신지원), 컨설팅 지원 및 계열사와의 협업 기회 제공 등 그룹 역량을 활용해 적사적 차원의 전방위 지원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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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설립 시기조율…직·간접 투자 본격화
우리금융은 향후 벤처캐피탈(VC)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혁신성장기업에 보다 전문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선 벤처캐피탈 설립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벤처캐피탈 설립 자본금 요건이 지난해 5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아져 계열사 신설에 대한 우리금융의 부담도 적다.
다만 구체적인 설립 시기는 조율 중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신규 계열사로 벤처캐피탈을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벤처캐피탈 신설에 앞서 우리혁신성장펀드 운용을 통해 내부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트랙 레코드를 축적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우리종금 CIB사업본부 내 벤처금융부를 신설, 벤처캐피탈업계 우수 인력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
벤처금융부 신설은 벤처캐피탈 설립을 염두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심사역 등 우수 인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트랙레코드를 쌓을 경우 벤처금융부 분사를 통해 업계에 조기 안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금융은 올해 전방위적으로 벤처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을 통해 투자기업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11개 기업에 105억원을 직접 투자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로 직접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내부 심사과정을 통해 지난해 19개 기업에 179억5000만원을 직접 투자한 바 있다. 핀테크, 바이오·헬스케어, IT, 반도체/제조, 생활가전, 광고/물류, O2O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성과 기술력을 갖춘 혁신성장 기업들을 선발한다는 목표다.
정책줄자기관 매칭펀드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매칭펀드는 우리은행 투자금융부 계정으로 출자할 예정이며, 우리은행 내부의 심사 프로세스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 중소·중견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뿐만 아니라, 초기기업 투자 펀드, 임팩트 펀드, 일자리창출 펀드 등에도 다양하게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하반기 우리혁신성장펀드 위탁운용사를 8~12개 선정할 예정이다. 정책출자기관 선정 여부와 과거 투자성과, 책임운용여부, 윤용역의 역량, 시장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PE의 대체투자심의위원회의 리스크 점검을 거쳐 최종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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