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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해외 바이오 투자, OCI의 빅픽처는 비앤오바이오와 투트랙 전략…독자 R&D보다 '브라운필드' 집중

민경문 기자공개 2019-08-22 08:30:3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1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이 그리는 바이오 투자의 '빅픽처'는 무엇일까.

OCI의 잇딴 투자는 태양광 업체의 바이오 사업 확장이라는 점에서 업계 이목을 사로잡는다. OCI와 자회사 비앤오바이오가 각각 투트랙 투자 전략을 꾀하고 있는 형국이다. OCI 측은 자체 연구개발을 도모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순 재무적투자자(FI)로만 남아있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OCI는 지난해 7월 부광약품과 함께 비앤오바이오를 지분 5대 5로 설립했다. OCI는 신규 사업으로 바이오사업을 모색하며 부광약품와 손을 잡았다. 양 회사가 각 2억5000만원씩 투자하며 5억원의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비앤오바이오에 대한 OCI의 투자는 단순 투자이지만 바이오 산업 진출이란 면에서 의미가 있다.

OCI는 최근 손자회사인 OCI바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미국 에이디셋바이오(Adicet Bio) 지분 4.54%를 매입했다. 거래 규모는 70억원 정도다. 에이디셋바이오는 키메릭항원수용체(CAR)를 활용한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올해 1월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지난달 이스라엘 조기진단업체 뉴클레익스(Nucleix)에 이어 벌써 네번째 바이오투자다.

거래를 주도한 이는 최수진 OCI 바이오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파악된다. 이우현 OCI 부회장이 작년 발탁한 인물로 제약업계 최초 여성 연구소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대웅제약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몇 년전부터는 R&D가 아닌 바이오업체 발굴이나 대관 업무 등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VC 관계자는 "남은 임기동안 최 부사장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피투자업체 세 곳간의 구체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OCI가 태양광 사세확장에 활용했던 M&A 전략을 적극 구사하는 것도 아니다. 경영권 인수가 아닌 대부분 100억원 미만의 소액 지분 투자만을 이어가고 있다. 순수 '브라운필드(brownfield)' 전략이라고 보기도 애매하다.

OCI 측은 직접적인 신약 연구개발보다는 바이오업체 투자를 통해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노리겠다는 입장이다. OCI가 항암제 업체 투자에 주력하고 부광약품과의 합작사인 비앤오바이오가 뇌질환, 조기진단 등 나머지 분야를 책임지는 '투트랙' 전략이다. 제한된 리소스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부에선 벤처캐피탈이나 운용사들이 바이오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OCI 관계자는 "회사의 기본적인 바이오 사업 전략은 전략적투자자(SI)로서의 역할"이라며 "지분율이 적긴 해도 임상 진행, 파트너링 등에 적극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력사업(태양광) 부진에 따른 차선책으로 바이오를 택한 건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단기간내 실적 부진에서 빠져나오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바이오는 OCI가 오랜 기간 준비해온 신규 비즈니스인 만큼 지금의 태양광 업황 부진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적어도 지금까지 그림만 봐서는 OCI가 추구하는 바이오 전략이 무엇인지가 모호하다"며 "자체 R&D 투자보다는 미국, 이스라엘 등 선진 바이오업체 지분 매입이 글로벌 행보를 드러내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OCI의 미국 바이오업체 지분 매입 소식이 알려진 이후 OCI 주가는 4%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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