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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티슈진, 상폐 위기에 자금조달 이슈 부각 美FDA 임상3상 재승인될 경우 필요 자금 4년간 1200억 예상

강인효 기자공개 2019-08-28 08:28:14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7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폐지 수순에 들어가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자금 조달 이슈가 불거질 전망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임상 3상에만 7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쏟아부었다. 향후 상장 폐지가 최종 확정될 경우 자본시장을 통한 임상 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코오롱티슈진이 임상 3상에 매년 3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쓴 것을 감안할 때 임상 3상 완료까지 1200억원가량의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6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제도가 도입된 2009년 2월 이후 대기업 계열사에 상장 폐지 결정이 내려진 것은 코오롱티슈진이 처음이다.

한국거래소는 15일(영업일 기준) 이내인 9월 1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여기서도 상장 폐지 결정이 내려지면 코오롱티슈진은 이의를 제기하고 재차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3차 심의를 통해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

인보사는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다. 코오롱티슈진의 계열사이자 인보사 아시아 판권을 보유한 코오롱생명과학은 무릎 골관절염을 적응증으로 해 지난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보사에 대한 품목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 당시 성분과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식약처는 올해 7월 인보사의 품목 허가를 취소했다.

인보사는 주성분 중 하나가 변경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개시된 미국 임상 3상에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월 3일 코오롱티슈진에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을 '보류(Clinical Hold)'한다고 통보했다.

FDA는 현재까지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27일 임상 3상 재개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26일 임상 보류 해제를 위한 요구 사항에 대한 응답자료를 FDA에 제출했다"며 "FDA는 해당 자료에 대해 통상적으로 30일의 검토 기간을 가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FDA가 임상 3상 재개 승인을 내리면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효능과 안전성 등에 대해 재확인받을 수 있게 된다. 코오롱티슈진이 극적으로 재기할 수 있느냐 여부는 FDA의 임상 3상 재개 승인 여부에 달려 있다.

업계에선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폐지만은 면하기 위해 다음 달 열릴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 때 FDA가 기존 인보사의 임상 2상 결과를 인정하고 바뀐 성분으로 임상 3상을 허락했다는 사실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FDA가 임상 3상 재개 승인을 내려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개발을 이어간다고 하더라도 상장 폐지를 면치 못하게 되면 자금 조달 이슈가 불거지게 된다. 매년 300억원에 달하는 인보사 임상 비용을 마련하는데 난항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은 FDA로부터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시험계획 승인(Special Protocol Assessment)을 받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사용했다. 코오롱티슈진의 R&D 비용은 2015년 46억원, 2016년 134억원, 2017년 275억원으로 매년 급격히 늘어났다. 2018년의 경우 267억원으로 2017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2017년에는 매출액 대비 862%를, 2018년에는 매출액 대비 704%에 달하는 금액을 R&D에 지출한 셈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9월 배포된 금융위원회의 '제약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에 따라 인보사의 임상 시료 사용에 대한 FDA의 승인을 획득(2018년 7월)한 이후부터 임상 3상 비용에 대해 자산화를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FDA의 임상 보류 결정으로 현재 인보사 투약이 보류돼 있는 상태여서 지금까지의 임상 3상 비용을 모두 비용 처리한 상태다.

코오롱티슈진의 사업 부문은 주력 제품인 인보사를 개발하는 '바이오사업'과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를 제조·판매하는 '화장품사업' 및 헬스·뷰티 상품의 유통을 담당하는 '복합유통사업'으로 나눠져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약 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대부분 복합유통사업 부문(약 27억원)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해당 사업 부문은 지난 2017년 8월 코오롱웰케어로부터 양수하면서 코오롱티슈진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인보사가 유일한 파이프라인인 만큼 코오롱티슈진은 사실상 인보사를 위한 회사로 봐야 한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R&D 비용 탓에 작년 영업손실이 330억원에 달했다. 즉 자체 매출 발생으로 인보사 임상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선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올해 1분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9억원에 불과하다. 다만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유동자산은 1493억원에 달한다.

매년 300억원가량의 임상 비용이 요구된다고 가정할 때 코오롱티슈진은 당초 계획한대로 4년간 인보사 임상 3상을 완료하기까지 총 1200억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올해 1분기에도 R&D 비용으로 55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8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임상 비용은 그룹의 지원이나 간접 자본 시장을 통해 구할 수도 있겠으나 상장 폐지 이후엔 이같은 절차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상장폐지 절차에 대한 소명과 인보사 임상 재개 등 난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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