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도 멀어졌다 대법원 "삼성 승계작업 인정" 파기환송…당분간 올스톱
김슬기 기자공개 2019-08-30 08:12:35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9일 16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시 위기의 소용돌이로 빠져들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향방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법원이 삼성 측의 조직적인 승계작업이 이뤄졌음을 인정함에 따라 지배구조 재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도 당분간은 올 스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향후 보험업법 개정안,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 도입 등 규제환경이 변화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정리 필요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또 현재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제외 조치로 대외환경이 위축된데다가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 및 생명 모두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승계작업을 조직적으로 시도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지배권 강화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삼성 차원에서 조직적인 승계작업이 이뤄졌다"며 "승계작업 자체로 대가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 부회장에 대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의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이번 대법원의 결정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그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매각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또 하나의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은 보통주 8.51%다. 이와 별도로 보험사 특별계정(변액보험 운용 계정)으로도 보통주 0.33%를 가지고 있다. 삼성화재 역시 삼성전자의 보통주 1.49%를 가지고 있다. 현재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계열사 유가증권 보유 금액을 현행 취득원가 기준에서 시가기준으로 평가해 계열사 유가증권 투자 한도를 초과하는 계열지분을 5년내에 매각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보험업법이 개정될 경우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데 당장은 지분 규모가 커서 이를 받아줄 여력이 있는 기관이 없다고 보여진다"며 "현재 삼성그룹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많은데 지배구조까지 바꾸는 것은 무리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생명의 경우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다가 엎어진 상황에서 비우호적인 금리상황에 따라 역마진이 나고 있어서 펀더멘탈이 좋은 상황이 아니고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안 좋고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마저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2013년 하반기부터 적극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화했다. 특히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의 합병으로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그해 6월 삼성생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옛 제일모직(존속회사·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옛 삼성물산(소멸회사)과의 합병을 진행했다.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대 삼성물산의 가치를 1:0.35로 봤다. 당시 국민연금이 제일모직의 지분 10.86%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합병에 대해 찬성을 했던 부분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본 것이다.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이 부회장으로 올라서면서 지분율이 23.23%까지 높아졌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비중이 52.24%까지 높아지면서 삼성물산을 통한 지배가 가능하도록 판이 짜여졌다. 현재는 이 부회장의 지분이 17.08%까지 낮아졌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총 32.95%다.
이후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한화그룹과 롯데케미칼에 비핵심 사업이었던 방산 및 화학부문을 매각하면서 삼성전자 중심의 전자부문과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부문으로 새롭게 재편됐다. 또 지난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화재 등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매각하면서 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한 바 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발행사분석]'실적 부침' 삼천리, 재무안정성은 합격점
- IBK증권 경영총괄 부사장, 기은 부행장 출신 관행 이어갔다
- [도우인시스 IPO]뉴파워프라즈마의 선구안, 경영권 인수로 '화룡점정'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젝시믹스로 사명 바꿨다
- [thebell League Table]LG CNS·서울보증보험 IPO 빅딜이 시장 키웠다
- [thebell League Table]회사채 63조 역대급 발행, 두드러진 양극화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금감원 무사통과' 삼성SDI와 무엇이 달랐나
- [도우인시스 IPO]삼성 폴더블폰 탄생 일등공신, 매출 1400억 돌파
- 회사채 캡티브 영업에 대한 단상
- 밸런스히어로, 눈에 띄는 성장세 IPO '청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