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위기 선진국금리 DLS]ELF로 '불똥'…설정 철회 운용사 잇따라판매사 요청 ELF 철회 신청…DLS 손실사태 영향, 은행 영업 위축
정유현 기자공개 2019-09-02 08:08:2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2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파생결합증권(DLS) 손실 사태가 발생하며 주가연계증권(ELS)을 편입한 펀드인 주가연계펀드(ELF)의 투자 심리도 함께 위축되고 있다. 홍콩 시위 장기화 및 G2무역 분쟁 등으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시황이 악화된 영향도 받았다. 판매사의 요청에 따라 몇몇 자산운용사들이 기존 ELF 상품의 라인업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자진 철회하고 있다.기존 상품 라인업 확대에 발목이 잡힌 운용사들은 기초자산에서 홍콩 H지수를 제외하고 닛케이25지수, 유로스톡스50 등 다른 지수로 발행하는 ELS를 담는 상품을 설정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자산운용과 HDC자산운용, BNK자산운용 등이 연이어 지수 연계 ELF 상품 철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대부분 DLS 손실 위기가 제기된 8월 초중순에 투자설명서가 제출됐고 8월 말 판매가 예고됐던 상품이다. 파생상품 투심 위축 및 영업에 부담을 느낀 판매사들의 요구에 따라 운용사들은 ELF 라인업 확충 계획을 당분간 접는 추세다.
DB자산운용은 8월에만 7개 상품에 대한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DB지수연계트리플리자드증권투자신탁HNE-4호 5호, 6호 [ELS-파생형]','DB지수연계리자드증권투자신탁SHE-4호[ELS-파생형], 'DB지수연계트리플리자드증권투자신탁SHE-5호,6호(USD)[ELS-파생형], 'DB지수연계더블리자드증권투자신탁HNS-6호[ELS-파생형]' 이다.
HDC자산운용도 'HDC웰니스리자드지수연계증권투자신탁KSE-29호[ELS-파생형]',HDC더블리자드지수연계증권투자신탁NHE-72호, 73호[ELS-파생형]', 'HDC지수연계더블플러스미래설계증권투자신탁SHE-41호,42호[ELS-파생형] 등 5건에 대해 BNK자산운용도 'BNK3Index지수연계증권투자신탁HEN-1호[ELS-파생형]'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상품별 판매사가 상이하지만 대부분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 은행에서 판매가 되기로 예정된 상품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ELS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자 시중 은행들도 ELS 파생상품 판매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 금리 기반 DLS 손실 사태의 핵심이 은행의 '불완전판매'로 꼽혔고 은행 업계 전반적으로 파생상품 영업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쿠폰 금리가 기대치보다 낮아진 것도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철회 상품 대부분이 안정성을 추구한 리자드 ELS 상품이다. 리자드형은 6개월마다 조기 상환을 평가하는 스텝다운형 리자드 배리어를 추가한 구조지만 쿠폰 금리가 낮아진다. 쿠폰 금리 하락을 감수하고 조기 상환 가능성을 높이는 상품이다. 하지만 증시 하락이 지속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ELF 라인업을 확충할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증시가 반등 추세를 보이며 상반기까지만 해도 ELF 시장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증시의 낙폭이 컸던 만큼 올해 글로벌 주식 시장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투심이 작용하며 ELS 발행량도 증가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 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약 2조원대 규모였던 원화 ELS 발행금액은 2월 4조원대를 넘어섰고 4월에는 8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ELF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커졌고 뭉칫돈이 유입됐다.
하반기들어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렸고 일본의 한국 무역 수출 규제에 따라 국내 증시도 하락장이 지속됐다. 선진국 금리 기반 파생결합상품 손실 사태까지 겹치며 ELS 시장도 위축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 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8월들어 원화 ELS 발행액은 4조842억원으로 축소됐다.
특히 ELS의 기초자산으로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홍콩 증시가 출렁이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판매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ELF 상품은 대부분이 S&P500지수, 홍콩H지수(HSCEI),유로스톡스 50지수 혹은 코스피200지수 를 두 세개씩 기초 자산으로 편입했다. 2015년~2016년에 홍콩 ELS에서 녹인이 발생해 대형손실이 난 사례가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시장 환경이 계속 바뀌고 있고 DLS 손실 사태가 커지며 영업이 위축된 판매사의 요청도 있었다"며"홍콩 H지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에 향후 이 지수를 뺀 나머지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발행한 상품을 내놓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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