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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홍콩H 동반급락, ELS 악몽 재현되나 코스피200·홍콩H, 6개월새 14% 하락…조기상환 가능성 높인 리자드구조는 방어

최필우 기자공개 2019-08-08 08:03: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7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연계증권(ELS) 핵심 기초지수인 코스피200과 홍콩H지수(HSCEI) 폭락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조기상환과 재투자 선순환 흐름이 깨질 수 있는 것에 더해 투자손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나마 조기 상환 가능성을 높인 리자드 구조의 ELS는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종가 기준 코스피200은 253.41포인트를 기록했다. 올들어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지난 2월중 290선까지 올랐고 이후 박스권 흐름을 이어왔으나 최근 미국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직격탄을 맞았다.

HSCEI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급락한 이후 올들어 반등해 지난 4월 1만2000선에 육박했다. 하지만 무역분쟁 이슈가 장기화되고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지수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지난 6일 1만12포인트에 장을 마감했고, 장중 1만선을 내주기도 했다. 1만선이 위태로운 건 작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지난 2월 발행된 지수형 ELS 1차 조기상환 평가일이 이번달 도래한다는 것이다. 통상 지수형 ELS 조기상환 평가일은 6개월에 한번씩 돌아온다. 코스피200은 2월 고점에 비해 14%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HSCEI도 14% 가량 떨어졌다. 지수형 ELS 1차 배리어(barrier)가 90~95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수가 급반등하지 않는 한 조기상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월 코스피200 기초 ELS 발행 금액은 1조2002억원이다. 같은 기간 HSCEI 기초 ELS는 3조1935억원 발행됐다. 올들어 월별 ELS 발행량이 8조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월 발행 물량의 상환 여부가 이달 발행량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는 물론 중국도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HSCEI 하락세가 이어지면 다음달 더 큰 위기에 직면한다. 올들어 매월 1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활용된 코스피200과 달리 HSCEI 기초 ELS는 지난 3월부터 급격히 늘었다. 지난 3월 6조8121억원, 4월 7조5335억원, 5월 7조1205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2016년 HSCEI 급락으로 상환이 지연됐던 물량이 대부분 상환되면서 같은 기초자산을 쓰는 물량 발행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지수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할 경우 잇따른 조기상환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

지수 급락 여파로 조기상환이 지연되면 달아오른 ELS 발행사도 분위기가 냉랭하다. 지난해 잇따른 지수 급락으로 ELS 발행사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 2분기 1~2년간 상환이 미뤄진 ELS 상환이 몰리면서 모처럼 조기상환과 재투자 선순환 흐름이 자리 잡았으나 이달 국내와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스텝이 꼬일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나마 증권사들은 리자드 ELS에 기대를 걸고 있다. 리자드형은 6개월마다 조기상환을 평가하는 스텝다운형에 리자드 배리어를 추가한 구조다. 1차 평가일에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도 리자드 배리어를 터치하지 않으면 상환이 가능하다. 다만 쿠폰금리는 낮아질 수 있다. 쿠폰금리 하락을 감수하고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이는 게 핵심 기능이다. 리자드 배리어가 80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추가적인 증시 하락이 없을 경우 상환을 기대해 볼 만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증시 급락으로 조기상환 지연 물량이 속출하자 리자드형 구조가 보편적인 형태로 자리잡았다"며 "추가적인 급락이 없으면 상환이 지연되는 물량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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