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파트너스, 지역·섹터별 라인업 '눈길' ②박상호·김연준·윤여현·이상우·호경식 주축…게임·IT·바이오 등 타깃
안경주 기자공개 2019-09-05 08:13:56
[편집자주]
국내 벤처캐피탈이 잇달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업가치 1조원을 의미하는 유니콘의 등장으로 글로벌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됐다. 수년간 계속되는 벤처투자 호황에 따른 안정적인 자산 운용 필요성도 해외 진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벤처캐피탈의 속살을 들춰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4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찌감치 해외 투자에 나선 한국투자파트너스(한투파)는 전문인력 확보에도 공을 들여왔다. 해외 네트워크 확보와 투자처 발굴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국내에서 심사역들이 독자적으로 딜을 발굴하는 동시에 중국·미국 등 현지법인에 소속된 심사역들도 직접 투자에 나서는 등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한투파가 별도의 해외 투자 책임자를 두지 않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럼에도 다른 벤처캐피탈과 비교해 많은 심사역을 두고 있다. 해외 투자를 주로 담당하는 심사역은 국내에만 8명 정도를 두고 있고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인력으로 확대하면 16명가량이 해외 투자를 담당한다.
◇'국내 3색 라인업' 박상호·김연준·윤여현, 게임·바이오·헬스케어 주력
해외 투자에 나선 국내 벤처캐피탈들은 주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유망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다 높은 수익률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한투파도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하고 있지만 다른 벤처캐피탈과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게임·IT 분야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한투파는 최근 핀란드 게임사 '시리어슬리(Seriously)' 투자금을 전액 회수하면서 3배가 넘는 투자 수익을 챙기는 '잭팟'을 터뜨리기도 했다.
현재 한투파의 게임·IT분야 해외투자를 이끄는 인물은 박상호 이사다. 박 이사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네이버와 액센츄어(옛 앤더슨컨설팅) 등을 거친 베테랑 심사역이다. 박 이사는 네이버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투자 불모지였던 북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 등에서 현지 게임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올해 또는 내년 중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는 폴란드 게임 개발사 '휴즈(Huuuge, Inc.)'도 박 이사의 대표 투자처다. 2015년 소셜카지노 게임 '휴즈 카지노(Huuuge Casino)'를 선보인 휴즈는 올해 매출만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트남 게임 퍼블리싱업체 '아포타(Appota)', 모바일앱 데모 플랫폼 '앱온보드(AppOnBoard)' 등도 발굴했다.
한투파 바이오팀을 이끌고 있는 김연준 상무는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맡고 있다. 김 상무는 성균관대학교 제약기술경영학 박사학위를 수료하고 한국화이자, 한국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근무했던 바이오 전문 심사역이다.
김 상무는 바이오기업 특성상 주로 미국과 이스라엘 등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 이스라엘 희귀 의약품 개발기업 '엘록스 파마슈티컬스(Eloxx Pharmaceuticals)', 이스라엘 바이오의약품 개발업체 '카르 메디컬(KAHR Medical)' 등이 대표 투자처다. 또한 국내 제약사와 함께 영국 바이오 기업 '셀레론(Celleron Therapeutics)'에 공동 투자해 국내 제약기업의 글로벌 신약 권리 확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IT·소비재·헬스케어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윤여현 투자본부 팀장도 한투파 내부에서 해외투자와 관련해 눈여겨 볼 인물로 꼽힌다. 런던정경대(LSE, London School of Economics)에서 사회학 석사를 받은 윤 팀장은 캐나다 리테일그룹 허드슨 베이 소유의 미국 백화점 체인 로드앤테일러를 인수하면서 유명세를 탄 '르 토트(Le Tote)' 투자를 주도했다. 스마트폰 원격 진료 앨르리케이션인 '할로닥(Halodoc)'과 영국 바이오 스타트업인 '유니버셀스(Univercells)'도 윤 팀장이 투자한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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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미국 등 해외서 투자 이끄는 이상우·호경식 상무
중국과 미국 등에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각종 투자처 발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한투파만의 장점이다. 한투파는 2008년 설립한 중국 상하이 법인을 포함해 중국에만 베이징, 청두, 광저우 등 네 군데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엔 미국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세웠다. 그리고 현지에서 투자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 이상우 상무(미국법인장)와 호경식 상무(중국본부장)다.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석사학위를 받은 이상우 상무는 삼성전자, 다산네트웍스, 엔씨소프트 등을 거쳐 한투파에 합류했다. 이 상무는 한국 벤처펀드가 실리콘밸리에 투자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던 시절부터 기업 발굴과 심사 등을 주도해온 인물로 통한다.
이 상무는 투자금 대비 4배의 수익을 챙긴 수술용 로봇개발 미국기업 오리스헬스(Auris Health)에 대한 지분투자, 총 수익금이 463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호주 바이오기업 엘라스타젠(Elastagen) 투자 등을 이끌었다. 미국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회사인 팬텀AI(Phantom AI), 미국 데이터 스토리지 솔루션 기업 '파빌리온 데이터시스템즈(Pavilion Data Systems)'도 발굴했다.
호경식 상무는 중국 현지에서 조직을 세팅하고 네트워크를 쌓아 올린 인물이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다양한 섹터에 투자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수한 기업들을 선별하는 안목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모바일 결제 VAN 사업자 '두오라바오(Duolabao Science&Tech)' 투자 건이 대표적이다. 호 상무는 2017년 들어 빠르게 플레이어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집중, 선제적으로 두오라바오 투자를 결정했다. 그 결과 한투파 중국법인은 1년6개월만에 투자금 대비 4배의 수익을 올렸다. 작년 12월 홍콩에 상장한 중국 모바일 빅데이터 솔루션 업체 '완카 온라인(Wanka Online)'과 마케팅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기업 '웨이몹(Weimob)'도 대표 투자 사례다.
한투파 관계자는 "해외투자 경험이 쌓이고 현지 벤처캐피탈과 회사 설립자 등 다양한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유망 벤처기업 발굴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며 "IPO와 구주매각, 인수합병(M&A) 등 엑시트(Exit) 방식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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