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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현대해상-DB손보, KT 물량 2000억 소화 기대 [휴대폰보험 시장 분석] KT 비중 45%로 동일…보험료 인하 불구 초고가폰 영향 성장세

최은수 기자공개 2019-09-16 08:26:31

[편집자주]

휴대폰보험 시장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치솟은 손해율 탓에 손보사 공동인수 형태로 시장이 바뀐 지 약 6년 만이다. 손보사들은 올들어 10% 가량 보험료를 인하할 만큼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보험료 인하가 고가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가운데 이뤄져 이목이 쏠린다. 손해보험사별 전략 및 향후 제휴 가능성의 변화 등을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0일 1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손해보험업계에서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맞수다. 지난해 휴대폰보험 시장에서도 KT 물건을 같은 비율로 인수했다. 올해 KT에서 양 사가 소화할 휴대폰보험 물량은 전년 대비 40% 가량 늘어난 총 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인수 비율을 높이고자 경쟁하기보다 처음으로 호황을 맞은 휴대폰보험 시장에서 상생하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DB손보는 이동통신사 중 KT 이용자들이 가입하는 휴대폰보험인 ‘KT폰안심케어'의 물건을 각각 45%씩 인수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에서 시판하는 휴대폰보험은 자동차보험의 '공동인수'와 유사한 형태로 운영된다. 자동차보험에선 사고율이 높거나 음주운전, 뺑소니 및 각종 사고 등을 이유로 1차적으로 보험 가입을 거절당한 가입자들은 보험사들이 따로 추려 위험 및 손해율을 관리한다. 이 풀(Pool)안에서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들이 배상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형태다.

휴대폰보험 시장이 차보험의 공동인수와 다른 점은 위험을 분배 및 공유하지 않고 계약자체를 할당하는 데 있다. KT에 100명의 휴대폰보험 가입자가 생기면 무작위로 45명은 현대해상 45명은 DB손보, 나머지 10명은 농협손보에게 배정된다. 공동인수제도와 달리 손해율 또한 각사마다 약간의 편차가 있다.

KT휴대폰보험

과거에는 손보사들이 휴대폰보험 인수 비중을 줄이고자 웃지 못할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간 휴대폰보험 시장은 수입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많았던 탓이다. 손해율이 높을 경우 비중을 조금이라도 낮춰야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와 달리 현대해상과 DB손보의 KT 물건 인수 비중은 매년 45%를 기준으로 1~3%포인트 안팎에서 변동이 있었다.

올해 양 사의 인수 비중이 동일해진 까닭은 이동통신사에서 보험료 인하를 요청할 만큼 손해율이 안정된 영향이 크다. 지난해 현대해상·DB손보·농협손보의 손해율 합산평균은 60%다. 3개 사의 지난해 일반보험 평균 사업비율(22%)을 더해도 합산비율이 100%를 밑돌아 안정적이다. 합산비율 100%를 밑돌았다는 점은 수익이 났다는 의미다. 이에 KT는 올해 국내 이동통신3사 가운데 가장 먼저 기종별 휴대폰보험료를 10~12% 인하를 단행했다. 휴대폰보험 손해율 개선은 전 휴대폰보험 시장 공통 사안이라 SK텔레콤 또한 8월 중순 보험료 10% 인하에 나섰다. LG유플러스 또한 11월께 보험료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휴대폰보험 시장은 갤럭시 폴드를 비롯한 초고가폰이 출시됐거나 출시가 예정돼 있어 여전히 긍정적이다. 올해는 이같은 신규 기종 출시에 힘입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5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해 전체 5000억원에 달하는 휴대폰보험 시장의 30%가량인 1600억원을 점유했다. 올해 KT의 시장규모는 2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신규 스마트폰의 호평과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휴대폰보험 가입 보험료가 월 8000원(가입기간 3년)을 넘은 기종이 나온 점도 이 전망을 뒷받침한다. 삼성전자가 6일 출시한 갤럭시 폴드의 출고가는 239만원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해 최신 버전(120만원 대)의 두 배 가량이다. 보험료는 지난해 갤럭시 최신 기종이 보험에 가입할 때에 비해 월 3000원 이상 비싸다. 보험료를 내리긴 했지만 기기값이 전년 대비 급등한 탓에 실질 보험료는 오른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순증효과로 인해 현대해상과 DB손보가 소화하는 휴대폰보험 물량도 올해 각각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아직은 휴대폰보험 시장에 대한 평가가 갈리지만 향후 순익이 꾸준히 발생하면 재보험 출재 비율을 낮추는 등으로 수익 증대를 위한 움직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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