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11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각·매입이나 임대차 컨설팅을 하며 대상 부동산을 분석할 때 가장 먼저하는 것이 대상 부동산의 위치와 입지 분석이다. 위치와 입지를 어떻게 구분할까? '위치'라는 말에 대해서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기 때문에 설명이 필요없겠지만, 입지라는 말은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 부동산 분석을 할 때 두 용어의 의미를 간단히 나눈다면 '위치'는 대상물건이 놓여있는 물리적인 장소, '입지'는 비즈니스 환경상의 장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광화문, 강남, 여의도라는 3대 오피스 상권을 보면 광화문은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다. 광화문은 서울시청, 한국은행, 외국 대사관들이 모여 있기에 외국계 기업들과 은행들이 선호하는 입지가 됐다. 여의도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이 위치한 후 증권회사, 자산운용사 들이 모이기 시작해 그 업종의 기업군이 선호하는 입지가 됐다. 두 상권에 비해 늦게 개발되기 시작한 강남은 고급 아파트의 개발, 유행을 선도하는 F&B상권이 생기면서 젊은이들이 모이게 됐고 벤처 회사, IT 회사, 패션 및 유통회사들이 선호하는 입지가 됐다.
위치와 입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세가지 요소로 'location, location, location'이라는 식상한 표현이 지속적으로 사용될 정도다. 타 지역에 있는 새로운 우수한 건물 가격이 디자인과 시설적인 면에서 열악한 서울에 있는 오래된 건물보다 훨씬 저렴한 이유는 위치와 입지의 차이로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그 건물을 들어다 서울로 옮겨 놓지 않는 한 가격을 서울 수준으로 올리기는 쉽지 않다.
최근 공모형 리츠에 대한 얘기를 자주 접하게 된다. 리츠는 부동산투자신탁을 의미한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하는 임대수익이나 매각차익, 개발수익을 투자자에 배당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부동산 실물자산에 투자해 그 투자수익을 받는 부동산펀드와 달리 리츠는 부동산회사의 주식을 사서 배당을 받는 구조다.
또한 부동산펀드는 일반적으로 3년 또는 5년 만기 폐쇄형 상품으로 출시돼 펀드 청산시점까지 환매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가능한 경우에는 수수료가 세다. 리츠의 경우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일반 주식 거래와 마찬가지로 원하는 시점에 매매가 가능하고 환매수수료도 없다는 점이 다르다.
저금리 기조와 국내 증시 부진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얻는 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적은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한다' '나도 건물주가 될 수 있다' 등 회사마다 내건 표현 또한 혹하게 만들기도 한다. 오피스 건물을 투자 대상으로 삼은 상품도 있고 호텔, 마트, 백화점 등 리테일 대상의 투자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리츠나 펀드와 같은 자산유동화는 돈이 필요한 기업에게 자금이 흘러가게 하고 투자할 곳을 찾는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윈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보의 비대칭성'면에서 투자 기관에 비해 정보가 제한적인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분명히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투자자들은 대상물건의 시설이 좋은지 나쁜지, 대상물건 주변의 경쟁 시설과 구도가 어떻게 되는지, 고객을 뺏어갈 수 있는 더 좋은 새로운 경쟁시설이 인근에 계획되어 있는지, 지역 기반의 시설은 지역 경제가 나아지고 있는지 등을 다 고려해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판매사에 많은 질문을 하고 확인을 해야 한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에 대해서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면 제한적이나마 정보를 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대상물건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자금을 투입하면 건물을 고치거나 임차인을 바꾸거나, 심지어는 기존 건물을 부수고 새 건물을 지을 수도 있지만 그 건물이 속해 있는 위치나 입지는 막대한 자금으로도 바꿀 수 없다. 개인들도 최소한의 공부를 해야 묻지마 투자 위험을 피해 갈 수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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