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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시스템즈, 빚내서 사조대림 지분 매입 배경은 핵심 계열사 지배력 강화·사조산업 유동성 수혈 '일석이조'

전효점 기자공개 2019-09-16 08:28:57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1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 사조시스템즈가 빚까지 내서 사조산업이 보유한 사조대림 지분을 매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기적으로는 사조산업에 유동성을 수혈해 재무구조 개선을 시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포석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사조그룹은 사조시스템즈가 100억원을 차입해 사조대림 주식 60만주(6.54%)를 사조산업으로부터 주당 1만7150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사조대림 60만주 매입가는 총 102억9000만원이다. 사조시스템즈는 이날 거래 후 지분 3%에서 9.5%를 보유한 사조대림 3대주주로 단숨에 부상했다. 최대주주였던 사조산업의 지분은 20.3%에서 13.8%로 하락했고, 사조씨푸드는 13.23%를 보유한 2대주주로 남았다.

사조그룹은 이번 지분거래를 기반으로 두 가지 효과를 노렸다. 사조산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조시스템즈의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사조산업의 유동성 확보와 지배구조 정리 두 가지 목적에서 이번 거래를 추진했다"면서 "사조시스템즈의 자체 이익으로 매입할 수 있으면 최고지만 여력이 부족하고, 금리가 낮아서 차입도 나쁘지 않은 대안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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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산업에는 이번 거래 후 100억원의 현금이 한번에 유입됐다. 사조산업의 사채 및 차입금은 1분기 말 4384억원에서 2분기 말 5370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자회사를 제외한 사조사업의 빚만 2048억원에 달하는데, 이중 단기차입금은 543억원 규모다. 영업현금흐름은 별도 기준 연간 수십억원에 불과해 차입금을 갚기엔 역부족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103억원의 현금이 한번에 유입되면 당장 급한 불부터 끌 수 있게 된다.

사조시스템즈 입장에서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 사조대림에 대한 직접 지배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결국에는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산업뿐만아니라 사조대림을 비롯한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는 지주사격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거래에 따라 사조시스템즈와 사조대림의 상호 출자는 심화됐다. 앞선 6월 사조대림·사조해표 합병을 계기로, 합병 신설회사인 사조대림은 사조해표가 당초 보유해온 사조시스템즈 지분 16%를 넘겨받은 상태다.

사조그룹 측은 추후 사조시스템즈가 여력이 될 때마다 사조대림이 보유한 사조시스템즈 주식을 자사주로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사조시스템즈의 현금 여력은 크지 않다.

사조시스템즈가 사조대림과 사조화인코리아 등이 보유하고 있는 사조시스템즈 주식을 자사주로 매입하게 되면, 주진우 회장 및 주지홍 상무 등 오너일가와 사조산업의 사조시스템즈에 대한 실질 지배력이 높아지게 된다.

주지홍 상무는 최근 사조산업 지분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사조산업 주식 3920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6% 위로 높였다. 주 상무는 사조산업 지분율 10% 수준까지 높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련의 움직임은 사조시스템즈와 사조산업의 합병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사조그룹은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로, 오너가 개인회사인 사조시스템즈가 그룹의 지주사격인 사조산업의 최대주주다. 이같은 구조 때문에 오너가의 양사 지분 확대는 추후 양사 합병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론이 나오는 배경이 된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오너가가 사조산업을 직접 지배하는 것도 필요하다. 10%는 돼야 주요 주주로 본다"며 "순환 출자를 지속적으로 해소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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