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의 귀환…뭘 노렸나 재무통 필요시점 판단…감원 정지작업 가능성
김장환 기자공개 2019-09-16 18:30:39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6일 1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호영 LG화학 사장(사진)이 LG디스플레이 신임 사장으로 부임했다. 한상범 부회장이 대규모 손실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의 자리를 정 사장이 메우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정 사장의 신임 사장 부임은 그룹 내부에서 기정사실화돼 있던 사안이다. 정 사장이 LG전자 임원으로 몸을 옮기지 않는 이상 LG디스플레이 신임 대표이사로 올 것이란 내부 관측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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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신임 사장으로 뛰게 된 정 사장은 1984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해 35년 동안 LG그룹 곁을 지킨 정통 'LG맨'이다. 입사 초기 LG전자와 LG그룹 감사실 등을 거친 정 사장은 2000년 만 39세 나이에 LG전자 임원(전략기획팀장, 상무)으로 올라설 정도로 초고속 승진을 한 인사다. 그가 이후 두각을 드러낸 부문은 바로 재무 쪽이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경영관리팀장을 거친 뒤 CFO로 올라섰고, 이때부터 재무 전문가로서 역할만 꾸준히 해왔다.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에 처음 왔던 것은 지난 2008년 1월이다. 사실 정 사장이 그룹사 정기 인사를 거쳐 CFO로 부임했던 당시 LG디스플레이는 '호시절'을 달리고 있었다. 2007년 한 해 동안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5040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5430억원에 달했다. 한 해 전인 2006년만 해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8790억원, 1조215억원 넘게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정 사장이 왔던 시점은 이미 LG디스플레이 실적과 재무 등 모든 면이 정상화된 뒤였다.
안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LG디스플레이 CFO를 정 사장으로 교체했던 인물이 바로 현 지주사 ㈜LG 최고위임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권영수 부회장이다. 권 부회장은 2006년 위기를 겪고 있던 LG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를 맡아 위기를 넘긴 구원투수였다. LG전자 재경부문 임원을 오랜 기간 맡으며 정 사장과 합을 이미 맞췄다. 권 부회장 역시 LG그룹내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권 부회장이 당시 정 사장을 LG디스플레이 CFO로 불러들였던 건 과거 함께 일해 본 경험을 통해 그가 회사의 '살림살이'를 지키기 가장 적합한 인사란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 CFO로서 마침내 두각을 드러낸 건 부임 후 한참이 흐른 시점인 지난 2012년 경이다. LG디스플레이는 당시 경영난이 재차 불거지며 유상증자 등 가능성이 급부상하던 중이었다. 애플로부터 1조원대 달하는 LCD 패널 납품 선수금을 받아낸 덕분에 간신히 급한 불을 껐다. 이 같은 자금 조달 구조를 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내부 인사가 정 사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은 이후 공을 인정 받아 2014년 LG생활건강 CFO, 2016년 LG화학 CFO 등을 거쳤고 이번 인사 전까지 LG화학 COO(사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수익이나 재무 측면에서 상당한 위기 상황을 겪고 있어 재무통이 절실한 시점이기도 했다. 지난해 1794억원대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55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와 순차입금 비율이 치솟는 등 각종 재무 지표도 악화 추세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 인력 감원 절차를 보다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한 목적에서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님에도 전면에 정 사장을 서둘러 내세운 것이란 해석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조만간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할 것이란 내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앞서 대규모 후속 임원 인사를 먼저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직원 감원을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인 임원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평이다. 아울러 이번 인사를 계기로 LG그룹의 올해 하반기 정기 인사 역시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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