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협력사 투자 성적표]LG디스플레이, 두마리 토끼 잡은 '아바텍' 투자2011년 106억 투자해 2배 상승…식각공정 비용 절감에 기술 공동개발
이정완 기자공개 2019-09-05 08:18:12
[편집자주]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대기업과 협력사간 공동 연구를 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인을 만드는 것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더 나아가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를 하면서 관계를 더 공고하게 하는 모델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한 사례를 통해 상생 모델의 성적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4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공정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한 회사에 지분을 투자해 확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증착 장비를 만드는 야스와 건식 식각(Dry Etcher) 장비를 만드는 인베니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아바텍에 대한 투자는 종전 투자와 성격이 사뭇 다르다. LG디스플레이가 기존에 투자했던 협력사들은 대부분 장비회사 혹은 원재료 분야였는데 아바텍은 공정을 직접 맡는 업체였다.
아바텍은 LG디스플레이로부터 디스플레이 패널 유리를 받아와 TV·스마트폰·태블릿PC 등 제품 특성에 맞게 요구대로 유리를 얇게 깎는 공정을 한다. 아바텍은 유리 식각을 통해 LG디스플레이에 일종의 용역을 제공하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가 다른 관계기업인 파주전기초자, 야스, 인베니아 등과는 원재료 매입·유형자산 취득을 중심으로 한 매입을 하지만 아바텍과는 외주가공비로 매입 회계 처리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는 아바텍이 상장하기 전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보유 지분 가치 상승과 디스플레이 유리 식각 기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아바텍 지분가치는 244억6300만원으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가 2011년 처음 지분 투자를 했을 때 장부금액이던 106억원과 비교하면 가치가 2배 넘게 상승한 수준이다.
아바텍은 LG디스플레이의 지분법 적용 투자 회사 중 파주전기초자 다음으로 높은 장부금액을 기록했다. 파주전기초자는 2005년 일본전기초자와 LG디스플레이의 합작투자로 설립한 회사로 일본전기초자가 지분 60%, LG디스플레이가 지분 40%(장부금액 490억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순수 협력사 중에선 아바텍 투자금액이 제일 크다.
LG디스플레이는 2011년 12월 아바텍 주식 265만주를 106억원에 취득했다. 매입가는 주당 4000원으로 LG디스플레이가 매입한 주식은 전체지분 중 20%에 해당되는 수치였다. 현재는 아바텍이 상장을 거치며 지분이 희석돼 LG디스플레이의 아바텍 지분율은 16.98%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바텍 설립자인 위재곤 회장의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이기도 하다. 위 회장은 회사 지분 18.45%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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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텍은 2012년 11월 상장 첫날 시초가 1만500원으로 공모가 6300원 대비 높은 주가를 기록해 강세를 보인 후 주가가 지속 하락해 현재는 7000~8000원 사이에서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이 아쉽기는 하지만 주당 매입가액이 4000원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우수한 투자 성적을 거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1년 투자로 아바텍에 2인 이내의 이사를 선임할 권리를 얻었고 현재도 이민형 LG디스플레이 뉴비즈니스(New Business) 담당이 아바텍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민형 담당은 아바텍 외에도 LG디스플레이가 지분을 투자한 회사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바텍은 LG디스플레이가 지분 투자를 하면서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공고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분을 투자한 회사와 기술 발전 모임 등을 열어 공동 개발에 나서기도 한다"며 "지분투자사에 파견하는 임원도 오픈 이노베이션 분야에서 일했거나 좋은 기술을 가진 협력사를 찾아 기술 개발을 해왔던 임원을 보내 이 같은 역량을 살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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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텍 관계자도 "이전까지는 ITO·메탈 코팅 공정에서 거래가 있었지만 LG디스플레이의 지분 투자 후에는 LCD 패널 식각 분야에서 본격적인 협력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ITO 코팅과 메탈 코팅은 식각 공정 후 정전기 제거, 고도의 터치 기술 구현을 위해 패널을 코팅하는 공정이다.
유리 식각을 포함한 ITO 코팅, 메탈 코팅 사업은 아바텍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올해 상반기 아바텍 매출 383억원 중 해당 사업이 매출 375억원을 기록해 98%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매출의 98%, 2017년에도 95%가 이 사업에서 나왔다.
기존 LCD 패널에 집중됐던 협력은 OLED 사업에서도 확장이 되고 있다. 아바텍 관계자는 "OLED 디스플레이 식각 기술은 더욱 고도의 기술로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연구하고 테스트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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