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영솔루텍, BW 상장일 전격 취소 '황당한 실수' 신주인수권 행사기간 정관 위배…IB업계 "기초적 검토조차 안했다"
이경주 기자공개 2019-10-01 14:44:44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7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청약까지 마무리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상장 예정일에 취소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BW 행사기간을 정관에 위배되게 설정한 것이 원인이다. 업계에선 증권 발행의 가장 기초적인 정관 검토를 하지 않아 발생하게 된 건이라고 지적했다.코스닥 상장사 재영솔루텍은 27일 오전 공시를 통해 250억원 규모 공모 BW를 거래정지 및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BW 신주인수권 행사가능 기간이 정관에 위배된 것이 원인이다. 이번 BW는 사채권자의 신주인수권 권리행사기간을 발행일(27일)로부터 한 달 뒤인 10월 27일부터 2024년 8월 27일까지로 정했다. 그런데 정관은 권리행사기간을 발행일로부터 90일이 경과된 시점부터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BW 행사기간이 정관보다 두 달 빠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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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발행사가 가장 기초적인 검토를 소홀히 한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식회사의 모든 증권은 상법에 기초하고 세부사항은 정관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며 "즉 정관 검토는 기초 중에 기초라고 할 수 있는데 제일 중요한 내용을 놓친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유무형의 손해를 보게 됐다. 투자자들은 이번 재영솔루텍 BW를 매입하기 위해 청약 증거금까지 낸 상태다. 앞서 지난달 55억원 규모 구주주 청약, 같은 달 24~25일 194억원 규모 일반공모 청약을 받았다. 청약증거금은 청약금액의 100%다. 이날은 주금납입과 함께 BW가 상장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발행 취소로 투자자들은 급작스럽게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기회비용이 발생하게 된 셈이다. 재영솔루텍은 BW가 무산된 만큼 증거금을 이날 100% 환불할 예정이다.
BW로 인해 생긴 주가 변동성도 문제다. 주식 투자자들의 손익 예측가능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BW는 사채권자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희석 시키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BW 발행결정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나마 BW가 상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취소를 결정한 것은 다행이다. 상장 후 거래까지 됐다면 문제가 훨씬 복잡해 진다. 재영솔루텍 관계자는 "금일 새벽에 정관에 대한 문제를 인지했다"며 "투자자분들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급히 취소결정을 공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영솔루텍은 BW 발행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당국 입장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방식이나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재영솔루텍 관계자는 "BW 신주인수권 행사 가능기간을 정관에 맞춰서 변경하거나, 정관을 BW에 맞게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당국인 금융감독원 판단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방식이나 시기는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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