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물류 내려놓은 '쿠팡'의 속내는 쿠팡로지스틱스 투자보다는 상장 전 수익성 제고 무게
정미형 기자공개 2019-09-30 08:25:17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7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택배 사업자 자격을 자진 반납하며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향후 목표로 하는 기업공개(IPO)에 앞서 내실을 챙기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CLS)는 지난달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반납했다. 지난해 쿠팡로지스틱스가 택배 운송사업자로 선정된 지 1년 만으로, 이를 자진 반납한 것은 쿠팡이 처음이다.
쿠팡은 사업자 면허 반납 이유로 자체 물량 급증을 꼽았다. 쿠팡의 자체 물동량이 크게 늘면서 3자 물류보다는 자체 물량을 소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쿠팡 로켓배송 물동량은 지난해 9월 하루 100만 상자에서 올해 6월 기준 200만 상자로 크게 늘었다. 쿠팡이 3자 물류를 위해 택배 운송사업자로 인증은 받았지만, 실제 3자 물류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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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물동량이 폭증하면서 이를 감당하기 위해 3자 물류에 대한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더 나은 조건을 갖춰 재신청 하려 한다"고 말했다.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 획득이 어렵지 않은 것도 사업자 반납에 한몫했다. 택배 운송사업자는 국가에서 사업자 면허를 주는 허가 산업으로, 국토교통부는 매년 택배 운송사업자가 갖춰야 할 시설과 장비 기준 등을 평가해 택배 운송사업자를 공지한다. 기준은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에게 매년 동일하게 적용되며 기존 사업자라고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사업권이 취소된다고 해서 주어지는 페널티도 없다.
게다가 정부의 허가 산업인 만큼 3자 물류를 거의 하지 않는 쿠팡의 사업권 획득이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이 택배 운송사업자 지위를 쥐고 있어도 되지만, 2자 물류가 대부분인 쿠팡 입장에서는 업계나 정부의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법적으로 택배 운송사업자와 3자 물류와 관련된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정부에서는 2자 물류만 하는 업체에 허가를 내주는 것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향후 한진택배를 통해 3자 물류가 가능하다는 점이 큰 몫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쿠팡은 로켓배송 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한진택배에 약 20% 정도로 아웃소싱을 주고 있다. 굳이 쿠팡로지스틱스를 통해 3자 물류를 직접적으로 하기보다는 한진과의 제휴를 통해 간접적으로 하는 쪽이 쿠팡에 효율적일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쿠팡 입장에선 지금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내려놓고 3자 물류를 보류함으로써 이쪽에 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 쿠팡이 2020년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 것을 고려하면 내실을 챙겨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쿠팡로직스틱스는 지난해 매출액 4억원, 순손실 7억원을 기록했다. 3자 물류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시 적자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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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그렇다고 쿠팡이 3자 물류를 아주 포기할 순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쿠팡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아마존이 배송 이전 단계부터 출하, 배송, 재고 관리까지 대행하는 풀필먼트센터(FBA)를 구축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역시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풀필먼트의 핵심인 3자 물류를 버릴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3자 물류를 위해서는 여러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한 데 이런 게 쿠팡에는 단기 불안이 될 수도 있다"며 "내년 나스닥 상장을 위해서는 올해 수익성 개선이 필요해 일시적으로 셧다운(가동중단)에 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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