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위닉스 합병…이용한의 옥상옥 견고해진다 [지배구조 분석]합병신주 '대주주·호라이즌캐피탈'에 교부, 지배구조 투명성 상충
강철 기자공개 2019-10-02 08:03: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1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익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원익이 자회사인 위닉스를 합병한다. 합병신주는 호라이즌캐피탈을 비롯한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의 특수 관계인에게 배정된다. 그 결과 이 회장과 특수 관계인의 ㈜원익 지분율이 47%로 상승한다. '이 회장→㈜원익→원익홀딩스→자회사→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옥상옥 지배구조가 한층 견고해진다.㈜원익은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위닉스를 합병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주주 확정, 반대 의사 접수, 주식매수 청구, 채권자 이의 제출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12월 10일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합병비율은 11 대 1.0819760으로 산정됐다. 위닉스 주주들은 보유 주식에 1.0819760을 곱한 만큼의 ㈜원익 주식을 받을 예정이다.
위닉스의 주요 주주는 ㈜원익, 호라이즌캐피탈, 이용한 회장 등이다. ㈜원익이 87.9%, 호라이즌캐피탈이 11.6%, 이 회장이 0.27%를 각각 보유 중이다. 장홍식 위닉스 대표, 이용성 원익투자파트너스 대표 등 이 회장의 특수 관계인들도 소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합병신주는 ㈜원익을 제외한 호라이즌캐피탈, 이 회장, 기타 특수 관계인에게 배정된다. ㈜원익은 자기주식이 대거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신주를 받지 않기로 했다. 호라이즌캐피탈, 이 회장, 특수 관계인, 기타 주주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신주는 총 25만8798주다.
㈜원익의 주요 주주는 이 회장과 호라이즌캐피탈이다. 이 회장이 38.7%, 호라이즌캐피탈이 6.9%를 가지고 있다. 호라이즌캐피탈은 이 회장이 1999년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투자사다. 사실상 이 회장이 ㈜원익 지분 46%를 보유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회장과 호라이즌캐피탈이 수령하는 ㈜원익 합병신주는 약 25만4754주가 될 전망이다. 장홍식 대표, 이용성 대표 등도 120주가량을 확보한다. 합병신주 교부가 완료될 시 이 회장과 특수 관계인의 ㈜원익 지분율 47.1%로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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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은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다. 지주회사인 원익홀딩스 지분 2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원익홀딩스는 원익IPS, 원익로보틱스, 원익머트리얼즈, 원익QnC, 원익엘앤디 등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자회사들은 원익큐브, 나노윈, 나노이닉스 등의 손자·증손회사를 거느린다.
이 회장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원익을 통해 국내 계열사를 지배한다. ㈜원익 외에 원익홀딩스, 원익QnC 등 지배구조의 중추에 있는 계열사 지분 일부도 직접 소유한다. '이 회장→㈜원익→원익홀딩스→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로 이어지는 옥상옥 지분 구조가 형성돼 있다.
합병이 완료될 시 이 회장과 특수 관계인의 ㈜원익 지분율은 기존보다 더 상승한다. 옥상옥 지분 구조가 한층 견고해진다. 만약 ㈜원익이 합병신주를 교부받아 자기주식으로 두는 것을 결정했다면 옥상옥 구조는 지금보다 훨씬 강해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옥상옥 구조의 강화는 재계의 화두인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에 역행하는 행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경제 민주화 요구에 맞춰 국내 기업집단에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옥상옥 구조는 지주회사가 지향하는 지배구조 투명성에 위배된다. 실제로 SK, 하림, 영원무역 등은 최근 몇년 사이 옥상옥 구조를 '오너→지주회사' 체제로 단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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