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 외식프랜차이즈 리포트]더본코리아, 성장세 반납…전략 변화 감지①소상공인 보호정책에 2년째 숨고르기…방송 등 신사업 힘싣기
이충희 기자공개 2019-10-08 07:34:00
[편집자주]
매년 악화되는 외식업 경기를 역행해 부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있다. 이들은 막강한 자본력과 오랜 노하우를 갖춘 대기업 외식 계열사가 아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서도 트렌드 변화를 놓치지 않고 기민하게 진화해온 강소 기업들이다. 더벨은 소비자와 가맹점주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최근 수년 간 성장을 거듭해온 강소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경쟁력 기반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4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본코리아는 2010년대 초중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40%를 넘겼을 정도로 고성장을 지속했다. 이 기간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미정국수0410' 같은 주요 외식 브랜드 매장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역전우동0410' '백s비빔밥' '돌배기집' 등 새로 내놓은 브랜드들도 잇따라 히트를 쳤다.음식과 관련한 더본코리아의 혁신적 아이디어가 소자본과 만나 큰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음식 연구에 대한 백종원 대표의 열정이 국내 외식 트렌드 자체를 바꿔놨다는 평가도 많았다. 2016년 전국의 더본코리아 가맹점 수는 1300개에 육박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더본코리아의 최근 2~3년은 과거 이뤘던 급격한 성장세를 잠시 반납하는 모양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출액이 17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영업이익은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로 접어들었다. 더본코리아와 백 대표의 사업 전략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 걸까.
◇2016년 최대 매출 달성 후 정체기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1776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 넘게 감소했다. 2016년 매출액 1749억원, 영업이익 198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2년 간 정체기를 겪었다.
업계는 더본코리아의 숨고르기가 프랜차이즈 산업 규제 강화 시기와 맞물려 있다고 진단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 이후 소상공인 보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다. 이 결과 유통정책관실이 신설됐고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는 등 창업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가게를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앞서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2016년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골목상권 침해' 관련 집중 포화를 받기도 했다. 2011~2016년까지 5년 간 가맹점 수가 317곳에서 1267개로 폭증하면서 영세상인을 위협한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세제 혜택을 받은 것도 도마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던 더본코리아는 소상공인 보호에 있어 정치권의 첫번째 레이더망에 포착된 기업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물론 상생을 외치던 백 대표의 철학도 성장에 스스로 제동을 걸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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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꾸준한 흑자, 재무 여건 양호
그럼에도 더본코리아는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프랜차이즈로 꼽힌다. 올 9월 말 기준 더본코리아의 보유 브랜드 수는 20개로 국내에서 가장 많다. 20개 브랜드가 국내에 보유한 총 매장 수는 1430여개로 집계된다.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중국에만 총 3개 자회사가 설립돼 있는 것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인도네시아에도 자회사를 열어뒀다. 최근 해외 법인들의 실적 역시 정체기를 겪었지만 주력 법인들은 꾸준히 흑자를 내며 현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더본코리아의 재무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편이다. 매년 꾸준히 당기순이익을 내는 덕이다. 더본코리아는 외부 감사를 받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2018년 말 기준 현금과현금성자산으로 194억원을 보유했다. 총차입금은 약 110억원으로 이보다 훨씬 적다. 보유한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자산 가치는 장부가 기준 32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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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콘텐츠 제작 '스핀오프'?
건전한 재무 여건은 더본코리아가 지속적으로 신사업에 나설 수 있게 하는 배경이다. 2017년 제주도에 '호텔 더본'을 오픈한 게 대표적 사례다. 당시 더본코리아는 서울 강남의 부동산과 각종 금융자산을 처분해 수백억원을 현금화한 뒤 호텔을 지었다.
올해부터는 더 급격한 전략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올 5월 정관에 영상 콘텐츠 제작과 관련한 사업 목적을 총 6개 추가하면서다. 이 조치 한달 뒤인 6월 더본코리아는 '백종원의 요리비책' 유튜브 채널을 열며 이 분야 첫발을 내딛었다.
더본코리아의 새 사업 전략이 최근 '영상 콘텐츠'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년 간 숨고르기를 하며 전략을 가다듬었던 백 대표가 본인의 강점을 살려 직접 스핀오프에 나섰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 대표가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대중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어왔고 경험을 쌓았던 게 사업 방향을 이 분야로 전환하게 된 계기"라며 "정부의 기류, 유튜브 같은 시대적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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