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을 움직이는 사람들]구광모號 선원들, 차석용 사단 합류…변화 시작①그룹 참모 내려보낸 새 '선주'…13년 항해 이끈 '선장'과 호흡
이충희 기자공개 2019-10-29 07:31:00
[편집자주]
LG생활건강은 2001년 LG화학에서 독립 출범했다. 만 18년의 길지 않은 역사를 가졌다. 그러데 이 중 15년을 한 명의 인물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2004년 CEO로 영입돼 지금도 건재한 차석용 부회장이 주인공이다. 그의 재임 기간 LG생활건강은 14년 연속 성장을 달성하는 등 기적의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차 부회장을 중심으로 LG생활건강을 선두에서 움직이고 있는 임원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1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광모 회장은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타계 한달 뒤인 지난해 6월 ㈜LG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만 40세 젊은 나이로 그룹 총수에 오른 구 회장은 이전까지 성격이나 경영 스타일 등이 외부에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LG생활건강(이하 LG생건) 임원진에게도 구 회장 취임은 각별한 관심사였다. 14년간 조직을 이끌어 온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은 전임 회장으로부터의 신뢰가 상당히 두터웠다. 차석용 사단은 그룹의 큰 간섭 없이 경영 활동을 이어왔다. 젊은 새 선주(구광모)의 등장은 선장(차석용)의 항해 방식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걸 암시하고 있었다.
◇구광모 처음 만난 차석용…그의 평가는
2018년 하반기 구 회장은 차 부회장과 사업상 첫 대면 자리를 가졌다. 구 회장을 만나고 온 차 부회장은 LG생활건강 간부들을 모은 자리에서 그를 이렇게 평했다고 전해진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지만 겸손하고 총명해 보였다. 그룹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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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부회장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가 의지가 강하고 자신감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한다. 빠른 상황 판단으로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는데 탁월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많다. 본인의 생각이 맞다고 판단하면 강하게 밀어부칠 수 있는 것도 이런 성품에서 비롯됐다.
LG생건 CEO 취임 후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실적 신기록을 경신한 건 그의 성격과 경영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올 상반기까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3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3% 증가한 6200억원을 내며 15년 연속 신기록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차 부회장은 지주사 임원들과 소통을 할때도 본인의 뜻을 강하게 관철시킬 수 있는 CEO로 유명했다"면서 "그룹 총수로부터 받은 신임과 수치로 증명되는 화려한 실적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CFO에 ㈜LG 재경팀장, 그룹 색채 짙어진 이사진
구 회장은 지난해 취임 후 일부 부회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LG화학 대표를 신학철 부회장으로 교체한 게 대표적이다. LG그룹 내부에서는 젊은 회장이 변화가 필요한 조직에 적극적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10년이 넘는 기간 LG생건을 잘 이끌어온 차 부회장은 재신임을 얻었다. 다양한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 성장을 일궜고 이를 통해 실적도 매년 신기록을 썼던 게 영향을 미쳤다. 대신 ㈜LG에서 오랜 시간 몸담으며 그룹 사정을 잘 헤아리는 핵심 임원들이 LG생건 내부에 배치됐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임 회장은 오랜 기간 실적을 입증한 차 부회장을 재신임해 힘을 실어줬다"면서도 "중요한 재무적 판단을 하거나 경영 방향을 설정할때 그룹이 이전보다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LG생건 CFO로 선임된 김홍기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김 부사장은 2016~2018년 ㈜LG 재경팀장을 지낸 그룹의 재무통이다. 그룹 전체 실적을 관리하며 계열사별 인수합병 작업을 지원해온 임원이었다.
아울러 LG생건 이사진 7명 중 4명이 교체되며 큰폭의 변화가 시작됐다. 김 부사장을 비롯해 하범종 ㈜LG 전무(기타비상무이사), 이태희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장),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교수가 새롭게 합류했다. 특히 하 전무가 이사진에 포함된 게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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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LG 재경팀에서 최근 수년 간 김 부사장과 호흡을 맞춰온 인물이다. 현재 ㈜LG 재경팀장과 주요 계열사 이사를 겸직하며 구 회장의 주요 참모 중 한명으로 활동한다. 올해부터 LG생건의 재무·인수합병 업무를 지원하는 한편 이들을 그룹 정점에서 견제하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사진 재편은 전임 회장 시절 차 부회장 중심으로 꾸려졌던 LG생건 수뇌부에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들을 낳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LG 재무팀 출신은 LG생건 이사진에 없었다. LG생건 이사진에 이전보다 ㈜LG 색채가 짙게 드리워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석용 사단 주요 임원은 누구
영업 현장에서 차 부회장의 뒤를 받치는 임원 중 눈에 띄는 인물로 이정애 부사장이 꼽힌다. 그는 생활용품사업부장을 거쳐 지난해까지 회사 핵심인 럭셔리화장품사업부장을 역임했다. 국내 면세점과 중국인 대상 고급 화장품 시장을 잘 개척해 내며 실적 성장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올해부터는 코카콜라음료 사업부장을 맡아 세번째 사업부를 이끄는 등 연이어 중책을 맡았다.
이 부사장의 뒤를 이어 럭셔리화장품사업부장 자리를 꿰찬 임원은 이형석 전무다. 그는 지난해까지 코카콜라음료사업부장을 맡아 연속 성장을 실현했다. 올해 전반적인 화장품 영업 환경 악화에도 좋은 성과를 내며 다시 한번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김병열 아시아사업총괄 전무와 이우경 프리미엄화장품사업부장 전무도 차 부회장으로부터 꾸준히 중용 받는 임원들이다. 특히 김 전무는 작년까지 중화권화장품마케팅부문을 이끌면서 중국 시장에서 '후' 브랜드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 성과를 인정 받고 작년 말 승진하며 아시아사업총괄 자리에 올랐다. 이 전무는 아시아사업을 총괄하다 실적 하락세인 프리미엄화장품사업부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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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임원 승진인사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인물 중 하나로 문선화 상무가 거론된다. 그는 차 부회장이 2000년대 초반 해태제과 대표를 지낼 때부터 비서실에서 함께 일했다. 올해부터는 M&A와 IR부문 등 핵심 업무를 모두 담당하면서 차 부회장의 중요 참모진으로 올라섰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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