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로 쌓은 R&D…창업으로 꽃 피운다" 이병철 카나프테라퓨틱스 대표 "혁신신약 개발 목표", 창업 8개월차 투자금 90억 조달 '저력'
이윤재 기자공개 2019-10-23 08:16:03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2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정적인 커리어였다. 여러 다국적제약사를 두루 거치며 신약개발 역량을 차근차근 쌓아왔다. 항체 사업부를 총괄하면서 샐러리맨으로서 얻는 급여나 삶의 질도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문득 하고 싶은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로 바이오벤처 창업이었다.하지만 창업은 현실이었다. 수십년 간 터전을 닦아온 미국에서 시작하느냐 고향으로 돌아가느냐부터 문제였다.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낸 지인부터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에 이르기까지, 만나고 상담할 수 있는 이들을 두루 만났다.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은 고향에 돌아가 창업전선에 뛰어든다는 것. 혁신신약 개발을 목표로 올해초 카나프테라퓨틱스를 창업한 이병철 대표(사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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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를 전공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에는 바이오 본고장으로 꼽히는 미국행을 택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에서 펩타이드 유사체인 '펩토이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원 생활은 제넨텍(Genentech)에서 시작했다. 이 대표의 당시 상사는 제넨텍의 핵심 약물인 허셉틴(Herceptin), 퍼제타(Perjeta), 캐싸일라(Kadcyla)의 연구개발을 담당했던 마크 슬리코브스키(Mark Sliwkowski) 박사였다. 이 대표는 프로젝트 서브 리더로 차세대 HER2 항체약물복합체(ADC), 항체-사이토카인 융합 단백질 연구 등을 진행했다. 그때 도출한 후보물질은 현재 임상개발이 한창이다.
제넨텍 이후 이 대표가 택한 행선지는 유전자 분석 기업인 '23andMe'였다. 당시 23andMe는 구글벤처스로부터 막대한 투자를 받아 빠르게 성장하던 바이오벤처였다. 이 대표는 23andMe에서 신규 타겟 항암항체 연구를 도맡았다. 뒤이어 옮긴 곳은 안과질환 치료제로 유명한 산텐제약(Santen)으로 그는 안과치료 항체 연구를 총괄했다.
이 대표는 "운이 좋게도 제넨텍에서 첫 발을 내딛게 됐고, 임상 후보물질 도출까지 성공하면서 혁신신약 창출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게 됐다"며 "특히 여러 다국적 제약사를 거치면서 항체 신약 후보물질 도출에 특화된 경험을 쌓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와 카나프테라퓨틱스를 창업하면서 이 대표가 중점을 둔 건 우수 인력 확보였다.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혁신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풍부한 신약개발 경험을 가진 이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를 포함한 임원급 핵심 연구인력은 미국 다국적제약사 및 국내 제약사에서 10년 이상의 항암신약개발 경험을 보유한 베테랑들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국내 바이오벤처와 달리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구상했다. 약물의 컨셉은 외국 유수대학 등에서 도입하고 여기에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더해 임상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방법이다. 큰 틀에서 컨셉을 차용하면서 후보물질 도출과 임상진입에 필요한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창업 첫 단추는 성공적으로 채워졌다. 최근 70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포함해 지금까지 90억원을 조달했다. 최근 바이오 투자심리가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자금모집 규모는 상당하다. 기관투자가들은 이 대표가 만든 독특한 사업모델과 우수한 연구인력 풀에 반했다.
이 대표는 "2021년 내 후보물질 1~2개를 임상 1상 궤도까지 올리는 것으로 목표를 정하고 투자금은 이를 위한 전임상연구에 쓰일 것"이라며 "창업을 하게 된 계기인 혁신신약 개발을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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