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국민은행장 사실상 연임 성공, 두터웠던 KB 신뢰 지주·은행 지배구조 연착륙 기여… 노사화합·디지털 공적 거론
진현우 기자공개 2019-10-24 11:24:3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4일 09: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사진)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KB금융지주는 2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허 행장을 KB국민은행장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내년 11월까지 KB국민은행을 이끌 차기 행장은 금융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화두였지만 그럴듯한 하마평조차 돌지 않았을 정도로 허 행장 연임은 오래 전부터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이토록 깊은 신뢰감을 보이며 허인 행장을 낙점한 배경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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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행장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고 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영철학이 마찰을 빚지 않으면서도 균형감을 이룰 수 있도록 윤 회장과의 업무 화합을 잘 이뤄냈다는 평이다. 보통 최고경영자(CEO)가 되면 본인만의 색깔을 회사에 입히고 싶어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허 행장은 큰 틀에서 KB금융의 사업방향성을 공유하며 윤 회장과 줄곧 한목소리를 유지해 왔다.
금융권의 대체적인 평가는 허 행장의 공적을 노사화합과 디지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노동조합은 노조 중에서도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손꼽힌다. 허 행장도 2년 전 은행장에 당선된 뒤 여의도 본점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던 박홍배 노조위원장을 가장 먼저 찾을 정도로 노동조합과 사측 간의 협의를 중요시 여겼다.
허 행장은 장기신용은행 노조위원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던 터라 노사화합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이다. 물론 지난 1월 국민은행 역사상 18년 만에 총파업이 열린 점은 한 가지 흠결로 거론됐다. 다만 성과금 분배 이견차로 열린 단순 성격의 파업이었고, 허 행장이 직접 나서 조합원들과 본사 직원들을 다독인 끝에 빠른 시일 내에 갈등을 봉합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국민은행의 디지털포메이션도 허 행장의 대표적인 공적으로 꼽힌다. 허 행장은 그룹 디지털혁신부문장을 겸임하며 현업 부서에서 보고하는 업무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손수 챙겨왔다는 게 공통된 전언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알뜰폰(MVNO) 사업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혁심금융서비스 1호로 선정된 가운데 과거처럼 2년간 독점권을 부여받는 건 아니지만 당장 다른 시중은행들과 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돼 사업격차를 벌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허인 행장의 연임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허인 행장은 11월 중순까지 각 부서별로 내년도 사업계획서를 받아 검토해야 하는 만큼 연임에 기뻐할 겨를 없이 곧장 업무에 돌입할 전망이다.
앞서 KB금융 대추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허 행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KB국민은행장은 오는 11월 중에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등 최종 심사·추천을 거쳐 은행 주총에서 확정된다. 그룹내 계열사 대표이사의 사례와 동일하게 임기는 1년이다.
대추위는 지난 2년간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해 은행장 자격요건에 부합 하는 내·외부 후보 풀을 상시적으로 리뷰·검증해왔다. 대추위측은 선임 배경에 대해 "2017년 취임 이후 국내외 영업환경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꾸준한 실적 성장 등 탄탄한 경영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점,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특유의 적극적 소통과 화합의 경영으로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킬수 있는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추위은 또 "그룹의 4대 중장기 경영전략(비즈 포트폴리오 견고화, 디지털 시대 기업문화 정립, 고객중심 서비스 혁신, 민첩한 조직체계 구축)의 일관성 있는 추진으로 금융혁신을 주도할 리딩뱅크 입지 강화 필요성 등 여러 측면을 종합 고려해 허인 현 은행장을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재선정했다"고 배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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