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을 움직이는 사람들]김병열 전무, '후' 중국 안착 1등 공신⑥중화권마케팅부문장 맡아 매출 급성장…포스트 차이나 찾기 과제
이충희 기자공개 2019-11-05 08:15:00
[편집자주]
LG생활건강은 2001년 LG화학에서 독립 출범했다. 만 18년의 길지 않은 역사를 가졌다. 그러데 이 중 15년을 한 명의 인물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2004년 CEO로 영입돼 지금도 건재한 차석용 부회장이 주인공이다. 그의 재임 기간 LG생활건강은 14년 연속 성장을 달성하는 등 기적의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차 부회장을 중심으로 LG생활건강을 선두에서 움직이고 있는 임원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대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의 성장 과정에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중국 시장 안착은 가장 중요한 대목으로 꼽힌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후'를 고급 화장품 이미지로 각인시키는데 성공하자 중국 현지는 물론 국내 면세점 매출을 높이는데 큰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후 매출이 급격한 성장을 이룬 시기 중국 마케팅을 총괄한 인물은 김병열 전무였다. 김 전무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중화권화장품마케팅부문장을 맡아 후의 매출 증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중국에서의 성과를 인정 받은 그는 최근 차석용 부회장이 가장 신뢰하는 임원 중 한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한류 붐 업고…중국 맞춤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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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시기는 역시 2015년 중화권화장품마케팅부문장을 맡으면서부터다. 2010년대 초중반 중국에서는 한류 붐이 크게 일었고 자연스레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김 전무는 이런 현지 분위기를 잘 활용해 마케팅 전략에 녹이며 승승장구 했다.
그는 후를 '왕후의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 밀면서 고급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전략의 초점을 맞췄다. 마침 2014년 펑리위안 여사가 후를 구매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며 그의 전략이 더욱 효과를 봤다. 중국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 이영애씨를 후의 모델로 썼던 것도 브랜드 성공을 도왔다는 평가다.
고급화 전략이 자리잡히자 그는 중국 법인과 협력해 백화점 입점 매장 수를 크게 늘려가도록 했다. 매장 수는 2015년 124개에서 2018년 203개로 그의 재임 기간 약 80개나 증가했다. 중국 매장 급증에 힘입어 후의 국내외 매출 총합은 2015년 8081억원에서 2018년 2조230억원으로 두배 이상 크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후 마케팅 성공이 없었다면 단일 화장품 브랜드 최초의 매출 2조원 기록도 없었을 것"이라며 "중국인 사이에서 후의 고급화 이미지가 각인되자 국내 면세점에서도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차석용 부회장 신뢰 한몸에
지난해 6월 홍콩 리츠칼튼 호텔에서 '2018 후 궁중연향 in 홍콩'이 개최됐다. 당시 행사는 2016년 서울, 2017년 상하이에 이어 세번째였다. 3회째를 맞아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8개 지역 뷰티 관련 미디어와 유통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후에 대한 아시아 전역의 관심이 이전 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김 전무는 중화권 마케팅부문장을 맡은 뒤 현지에서 유통업종 관계자들과 다방면 관계를 맺었다"면서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각국 뷰티 오피니언 리더들이 행사에 많이 왔던 것도 그의 2~3년 활동 폭이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중국에서의 성과를 인정 받아 작년 말 전무로 승진했다. 올해부터는 아시아사업총괄 자리를 맡았다. 아시아사업총괄은 중국은 물론 일본과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모든 국가 법인들을 이끄는 LG생건 내 가장 중요한 직책 중 하나다. 이 자리에는 CEO의 고민이 가장 많이 녹아 있다고 LG생건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차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중국 하나만 보고 성장 전략을 짜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김 전무가 중국에서 보여준 업무 능력을 차 부회장이 높이 사 이 자리에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LG생건 관계자는 "김 전무는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엄격할 정도로 책임을 지고 완수해내는 스타일"이라며 "전무급 임원 중 가장 젊은 편에 활동폭도 넓어 아시아 각국 법인들을 관리하는데 좋은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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