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운용 베팅 엔켐, 매출 급성장 '가시화' [헤지펀드 포트폴리오 엿보기]내년 매출 2000억 기대, 1Q 폴란드 공장 양산 시작…지난해 이익잉여금 5억 첫 적립
정유현 기자공개 2019-11-04 13:06: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1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온자산운용이 120억원을 베팅한 엔켐이 올해 9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는 내년에는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성장세에 힘입어 늘어난 수주량 증가에 따라 수익성과 재무건전성도 개선되고 있다. 투자금을 유치해 영업활동 확대의 기반을 마련한 엔켐은 중국과 미국으로 생산설비를 확장하며 외형을 키울 전망이다.사업의 활기가 계속되면서 내년 기업 공개를 앞두고 기업가치(밸류) 산정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 2012년 설립 후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국산화 성공
엔켐은 1990년대 제일모직(현 삼성SDI)에서 국내 최초로 전해액을 개발했던 오정강 대표와 연구원들이 뜻을 모아 2012년 설립한 업체다. 제일모직이 2000년대 후반 전해액 사업을 철수하면서 이 사업에 애착이 있었던 인재들이 주도해 회사를 세운 것이다. 이후 일본산이 점령하고 있던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을 국산화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회사 설립 당시만해도 업계에서는 전기자동차 전지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스마트폰용 2차 전지에 집중했지만 전기차용 2차 전지의 잠재력을 엿본 엔켐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집중하며 선행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수요가 크지 않다보니 사업 초기에는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2013년 매출 20억4872만원, 영업손실 7억원, 2014년 매출 49억8134만원, 영업손실 3억5622만원 수준이었다. 영업손실 폭을 점차 줄이는 듯 하더니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내 대기업을 뚫기도 쉽지 않았지만 2013년 LG화학을 시작으로 국내 대기업에 납품을 시작하며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5년 매출 66억1600만원, 영업이익 2억1905만원을 기록했고 2016년에는 매출이 2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며 지난해 연간 366억54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17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29억4403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LG화학, SK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중국의 리센, ATL 등 배터리 업체들의 주문이 크게 늘며 연간 91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엔켐은 올해 폴란드 공장이 완공된만큼 내년 1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이온운용 관계자는 "엔켐이 중국과 미국 공장도 내년과 내후년 차례로 양산을 시작할 예정으로 2021년 이후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 재무 개선 청신호…매출채권 확대는 '걸림돌'
순이익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이익잉여금을 적립했다. 2015년부터 순이익이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년 10억~20억원 수준의 결손금이 쌓이고 있었다. 2013년~2017년까지 누적 결손금은 약 99억원에 달했다. 수주가 늘어나며 지난해 누적 결손금을 털어내고 5억원 가량의 이익잉여금이 쌓였다. 올해부터는 매출 및 순이익 증가세에 따라 이익잉여금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흐름에 따라 재무구조 역시 변동이 있었다. 2013년 엔켐의 부채 비율은 362%에 달했다. 부채는 장기차입금과 사채로 구성된 비유동부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업 초기 벤처캐피탈(VC) 등 외부 기관을 대상으로 전환사채 등을 발행한 여파에 따라 부채 비율이 세자리 수를 기록한 것이다.
이후 전환사채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등 2017년부터 비유동부채 비중이 줄어들고 사업 활동에 필요한 매입 채무 등의 유동부채 비중이 커지기 시작했다. 부채 비율은 점차 축소됐고 지난해 말 기준 부채 비율은 59%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수주량 확대에 따라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매출 채권이 늘어나면서 현금흐름은 경색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설립 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7년 1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정(+)의 흐름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지난해 -22억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수주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매출 채권이 급증한 것이 캐시 플로우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회계상 매출로 계상되지만 아직 대금을 못받은 거래가 늘면 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난해 엔켐 매출 채권의 규모는 매출 채권은 73억7987만원으로 33억5774만원이었던 전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매출채권은 1년새 119%가량 상승했는데 매출액은 65%만 상승했다는 점에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순조롭게 회수 될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자산 2조 미만 휠라홀딩스, 사외이사 평가는 체계적
- [2024 이사회 평가]'대표이사=의장' 체제 아모레G, 참여도는 '강점'
- 바이오 손보는 CJ제일제당, 실적 변동성 낮추나
- [thebell interview]지앤지유니버스 강예 대표 "3년 내 그룹 매출 500억 목표"
- [캐시플로 모니터]애경산업, 4년만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출 전환
- [thebell desk]삼양식품 '라면 원조'와의 경쟁
- [2024 이사회 평가]'참여도 강점' 롯데지주, 아쉬운 경영 성과
- SPC삼립, '미래 성장' 방점 투자 전략 전면 수정
- '미국 신사업 추진' 농심미분, 신승열 선봉장 나섰다
- [쿠팡 실적 리뷰]이커머스 1위 굳히기 돌입, 돌파구 보이는 '성장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