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을 움직이는 사람들]문선화 M&A·IR 상무, 차석용 부회장과 20년 인연⑧화려한 사사 이끈 '숨은 참모'…P&G쌍용제지·해태제과 등 거치며 보좌
전효점 기자공개 2019-11-08 07:58:00
[편집자주]
LG생활건강은 2001년 LG화학에서 독립 출범했다. 만 18년의 길지 않은 역사를 가졌다. 그러데 이 중 15년을 한 명의 인물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2004년 CEO로 영입돼 지금도 건재한 차석용 부회장이 주인공이다. 그의 재임 기간 LG생활건강은 14년 연속 성장을 달성하는 등 기적의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차 부회장을 중심으로 LG생활건강을 선두에서 움직이고 있는 임원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1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선화 LG생활건강 M&A·IR 부문장(사진)은 차석용 부회장과 20년간 인연을 맺어왔다.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상무 승진하면서 처음 수면 위로 대외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LG생건 입사 후 IR팀장, IR부문장, M&A·IR 부문장을 맡으면서 주로 재무 파트 실무자로 근무했다.문선화 상무와 차석용 부회장의 인연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 상무는 1998년 P&G쌍용제지에서 차석용 당시 사장의 비서 역할을 맡으면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다. 이후 한국P&G와 해태제과를 거쳐 LG생건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차 부회장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참모로 거듭났다. 두 아이의 엄마였던 문 상무가 한때 가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LG생건 퇴사 의사를 밝혔을 때 차 부회장이 먼저 나서서 붙잡았을 정도다.
◇보스 따라 직장 3번 옮긴 '참모'…'숫자 밝고 유능' 정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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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AICPA(국제회계사) 출신에 P&G 시절부터 큼직큼직한 국내외 인수건을 직접 주도해온 차석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조용하지만 꼼꼼한 일처리로 뒷받침 해주는 문 상무가 가장 필요로 하던 참모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4년생 문선화 상무는 1998년 이화여자대학교 국제사무학과를 졸업하고 당해 P&G쌍용제지에 입사하면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사회생활 초년병이던 문 상무가 처음 배치받은 부서가 차 부회장의 비서실이다. 당시 차석용 부회장은 미국 P&G 아시아본부에서 일하다 1998년 쌍용제지 인수를 성공시키면서 P&G쌍용제지 사장으로 부임한 상황이었다.
차 부회장은 P&G쌍용제지 사장을 맡은지 1년 만에 한국P&G 총괄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어 2001년에는 법정관리에서 갓 벗어난 해태제과식품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됐다. 문선화 상무도 차 부회장을 따라 해태제과까지 거처를 옮겼다. 해태제과는 차 부회장 부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문 상무는 차 부회장이 2004년 LG생건으로부터 대표이사 사장직을 제의 받아 자리를 옮길 때도 함께였다. LG생건은 문 상무와 차 부회장이 합을 맞춘 네 번째 직장인 셈이다. 당시 LG생건은 2001년 LG화학에서 분리된 후 매년 5%씩 매출이 줄어드는 데다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차 부회장 부임 첫해인 2005년 자산 6200억, 매출 1조원 규모던 LG생건은 15년 째인 올해 자산 6조, 매출 7.5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M&A 실무진 핵심…IR·M&A부문장 선임 후 존재감↑
차 부회장이 LG생건에 무려 15년이나 재임하면서 2005년 부임 이후 현재까지 '56분기 연속 성장', '사상 최대 실적 갱신' 등 화려한 전력을 써나갈 때 그 뒤에는 늘 숫자를 만지던 문선화 상무가 있었다. LG생건 한 관계자는 "차 부회장은 회계사 출신이니 만큼 실적 지표에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쓴다. 가시화된 실적이야 말로 차 부회장 장기 연임의 비결"면서 "IR에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상무는 2016년까지는 IR 부문만을 담당했지만 직무 특성상 M&A 업부에도 자연스럽게 관여해왔다. 차 부회장은 철저한 실적 관리 외에도 'M&A 귀재'로 알려져 있다. 그가 그간 LG생건에서 진행한 M&A는 크고 작은 것을 합쳐 40여개가 넘는다. 큼직한 기업들만 20개 이상이다.
차 부회장은 M&A 추진 과정에서 직접 전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M&A와 관련된 상시 업무는 부사장급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중심으로 신뢰하는 소수팀에게 맡기고, 이들의 검토와 조언을 얻은 후 M&A 추진 여부에 대한 결정을 직접 내린다.
LG생건 M&A팀은 2~3명이 전부다. IR부서까지 통합된 M&A·IR 부문 팀원이 5~6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생건만큼 M&A를 활발히 하는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기업가치 평가나 법률 검토를 수행하는 20~30명의 M&A팀을 상시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차 부회장의 경우 M&A 대상이 확정되면 그때서야 해당 건에 특화한 태스크포스를 꾸리도록 지시한다. 그전까지 그가 조언을 얻고 실무를 맡기는 인물이 문선화 상무다.
2016년 말 LG생건은 별도로 운영돼던 IR 부문과 M&A 부문을 합쳐 M&A·IR 부문을 만들고 부문장으로 문 상무를 선임했다. M&A와 IR이 한 팀에 합쳐진 조직은 다른 기업에서는 찾기 드물다. IR 부문을 주로 담당했지만 M&A에도 관여해왔던 문 상무를 위한 보직인 셈이다.
문 상무는 M&A·IR부문장을 맡은 후 주요 사업 전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17년에는 피부외용제 1위 기업인 태극제약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일본 시장 확대를 위해 AVON JAPAN 인수를 추진했다. 올해는 1400억원 규모 세계 최대 화장품 유통사 AVON의 북미사업인 뉴에이본 인수 작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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