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재무구조 개선 '넥스트스텝'은 금융사 매각 1.7조 전액 상환해도 조단위 차입금…30% 넘는 '자기주식 매각' 카드 사용할까
박상희 기자공개 2019-11-08 13:45: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금융 자회사 매각을 모두 완료한 가운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후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쏠린다. 당초 롯데지주는 우량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편입하면서 단기차입으로만 2조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했다. 금융 자회사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약 1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순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가 추가적인 자금 마련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자사주 매각 등이 언급된다.롯데지주는 2018년 10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으로부터 롯데케미칼 지분 23.24%를 2조2274억원에 인수했다. 롯데케미칼의 지주회사 편입으로 유통(롯데쇼핑) 위주에서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다만 재무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2017년 롯데지주 부채비율이 별도기준 25.1%에서 올 반기말 기준 73.8%로 올라갔다. 이는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편입하는데 쓴 자금 2조2274억원 가운데 약 2조원 가량을 단기 차입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롯데지주는 금융자회사 지분 매각과 자기주식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련의 금융자회사 지분 매각은 롯데지주의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을 없애기 위한 조치임과 동시에 조단위 자금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목적도 컸다.
실제로 롯데지주는 금융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유입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지주는 5월 롯데카드 지분 79.83%를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13.95%를 롯데쇼핑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10월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과 함께 잔금 납입이 완료됐다. 앞서 9월에는 롯데캐피탈의 지분 25.64%를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매각하는 내용의 이사회 결의가 이루어졌다.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지분 매각으로 유입되는 금액은 각각 1조679억원, 3332억원이다. 전문가들은 매각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감안할 경우 총 롯데지주 유입액을 약 1조7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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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의 별도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2017년 말 8250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1770억원으로 증가했다. 6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3조2597억원이다. 금융자산 매각으로 마련한 1조7000억원은 롯데케미칼 자회사 편입을 위해 차입한 자금 약 2조원에 조금 못 미친다. 1조7000억원이 고스란히 차입금 상환에 쓰였다고 해도 여전히 조단위 차입금이 남아 있다.
별도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순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가 자금 확보를 위해 쓸 카드는 많지 않다. 50% 이상 지분을 확보한 계열사 지분 일부 매각이나 자기주식 매각 등이다. 보수적인 롯데 경영 문화 분위기를 감안할 때 계열사 지분 매각은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 정론이다. 금융 계열사 매각 역시 공정거래법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외부적 요인이 트리거가 됐다. 때문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안으로는 자기주식 매각이 꼽힌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사주 32.5%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주식 가치 상승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보유중인 자사주 1165만 7000주 소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중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주가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약 1년 전 6만원에 육박했던 롯데지주 주가는 현재 3만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롯데지주가 당장 지주사 매각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고 보고 있지는 않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금융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롯데케미칼 자회사 편입을 위한 롯데지주의 차입금 부담이 모두 상쇄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롯데지주가 현재 재무부담이 큰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주식 매각 등을 통해 반드시 추가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자기주식 매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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