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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SKT, 파트너십 행보 '굳건' 잇따른 지분 매각에도 사업협력 강화…알뜰폰·오픈뱅킹 등 주목

손현지 기자공개 2019-11-12 13:38: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1일 0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SK텔레콤(SKT)과 끈끈한 동맹관계를 유지해나갈 전망이다.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SKT가 하나금융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양측 관계가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통신-금융-핀테크' 융합을 위한 협력 행보가 한층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SKT은 '2020 오픈뱅킹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양사의 합작사인 핀크까지 가세했는데 오픈뱅킹 플랫폼 기반으로 통신과 금융, 핀테크 서비스를 혼합하고 카카오와 네이버를 넘는 초격차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온라인상에서 활성화시켜 대중화시키고, 원클릭 결제를 고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SKT와 하나금융 간 결합 플랫폼을 통해 이종산업간 융합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계열사 중에서는 지난달 말 핀크는 SKT, KDB산업은행 등과 협력해 새 적금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또 하나은행이 SKT의 자회사인 SK텔링크와 제휴협력(MOU)를 맺으며 알뜰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처럼 하나금융그룹이 SKT와 연계한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양측간 파트너십은 한층 긴밀해질 전망이다. 지분관계는 느슨해졌어도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양사의 연결고리는 SKT가 보유한 하나카드 지분 15%와 합작 출자회사인 핀크 뿐이다. 하나금융과 SKT는 각각 핀크의 지분을 51%, 49% 보유하고 있다.

SKT는 지난 2003년 분식회계 당시 백기사를 자청한 하나은행을 계기로 하나금융과 견고한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2009년 말 전략적투자자(SI)로서 4000억원을 들여 하나은행에서 분사한 하나카드 지분 49%을 매입했다. 이들의 지분관계가 느슨해진 건 지난 2017년부터다. 옛 KEB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외환카드, 하나SK카드가 합쳐지면서 SKT의 지분 가치는 희석되기 시작했다. SKT가 보유했던 하나카드 지분 중 일부를 하나금융이 사들이면서 현재 지분은 15%까지 줄었다.

올해 6월 SKT는 4년여 만에 하나금융의 주식(600만주, 2.0%)을 전량 처분하기도 했다. 2015년 SKT는 당시 하나카드 지분을 넘기면서 받은 하나금융의 주식 600만주를 이번 블록딜을 통해 매각한 셈이다.

이같은 지분 변동은 파트너십이 무너졌다기보다는 SKT가 ICT투자금 마련차원에서 내린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실제로 4년전 매입가격(주당 2만9466원)을 고려하면 블록딜을 통해 약 500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SKT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하나카드 보유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느슨해진 지분관계만으로 양사의 우호적인 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는 건 무리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하나금융을 기존 '금융회사' 포맷에서 '데이터기반 정보회사'로 체질을 바꾸겠다고 공고히 했다. 모바일결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ICT 기업인 SKT와의 관계 유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SKT에도 금융업은 절실하다. SK그룹은 지난 2003년 분식회계 이후 SK투자신탁운용, SK생명, SK증권을 차례로 매각했고 2006년에는 SK캐피탈까지 처분했다. 다만 금융업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만큼 하나금융과의 관계를 유지해오며 금융과 정보통신기술 결합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업계 못지않게 통신업계도 신규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한 플랫폼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든든한 파트너 회사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기획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오랜세월 호흡을 맞췄던 하나금융과 SKT 모두는 서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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