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구조조정]이스타항공 매각설 정황에 'LS그룹' 포착됐다G&APE, 일부 기업과 투자 검토…이베스트증권으로 신뢰관계 구축
최은진 기자/ 김성진 기자공개 2019-11-18 10:55:12
[편집자주]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한 항공업계 구조개편 바람이 저비용항공사들로까지 불고 있다. 항공산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늘어난 항공사와 격화된 경쟁, 그리고 한일 갈등에 본격적으로 항공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M&A를 통해 도약을 시도하는 항공사도 있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항공사도 이미 등장했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4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타항공이 시장에 파다하게 퍼진 매각설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공식화 했지만 매각 정황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이미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투자를 준비하며 검토했던 사모투자펀드운용사(PE)와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관련 작업은 잠시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이스타항공 투자를 검토한 운용사와 기업이 있다는 사실은 언제든 다시 매각개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이스타항공 매각설에 갑작스레 LS그룹이 언급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지난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수년간 자본잠식을 겪으면서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렸다. 자본잠식을 겪고 있던 지난 2011년에는 창업주인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정계 진출과 맞물려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대명그룹 등 일부 기업들이 이스타항공에 관심을 갖고 상당히 깊이 검토를 했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후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가 몇차례 바뀌면서 지난 2014년 현재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로 변경됐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이사장의 자녀인 이원준씨와 이수지 이스타항공 상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이스타항공은 여전히 이상직 이사장 체제 하에 있는 셈이다. 잠시 사그라들었던 이스타항공의 매각설은 올해 실적악화가 점쳐지면서 또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투자제안서까지 시장에 돌면서 매각에 꽤 무게가 실렸다. 이에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직접 기자들 앞에 서서 "매각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매각설이 사그라들지 않을 이유는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이스타항공은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투자유치를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일부 타 그룹에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공개(IPO)와 일부 자산 매각 등이 검토됐다고 전해진다. 최종구 사장 역시 투자유치에 대해선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자금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투자를 받으려고 알아본 것이 매각설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최종구 사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투자를 알아보고 다녔던 것이 와전된 게 아닌가 싶다"며 "시장에 파다하게 퍼진 매각설은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M&A업계서는 이스타항공이 투자유치를 다녔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매각'을 염두에 둔 수요조사 였다고 해석하고 있다. 자금마련의 돌파구로 최종적으론 결국 최대주주의 지분매각까지도 검토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도 몰랐다는 투자제안서가 시장에 돌기 시작한 것 역시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해당 제안서를 만든 곳은 G&APE라는 곳으로, 최종구 사장은 모르는 곳이라고 선을 그었다. G&APE 역시 최종구 사장과 대면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PE와 실무진 선에서만 관련 사안에 대한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타항공 측은 G&APE가 만든 투자제안서 및 매각설과 관련된 언론보도 등에 대해 상당한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매각'은 어디까지나 자금난 해소를 위한 대안에 불과하지만 너무 빨리 시장에 공개되면서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대외적으로는 '사실무근'이라고 수습하는 중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관련 검토를 잠시 중단했다고도 전해진다.
하지만 시장은 공교롭게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오히려 이스타항공의 매각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는 상황이다. PE가 나서서 기업들과 이스타항공 매물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언제든지 매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G&APE는 이스타항공의 투자제안서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일부 대그룹 등 투자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전략적투자자(SI) 뿐 아니라 펀딩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최대한 투자자를 확보하려는 의지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G&APE와 친분이 있던 기존 고객이 중심이 됐다고 전해진다. G&A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가운데 가장 큰 펀드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을 보유한 '지앤에이사모투자전문회사'이다. LS그룹이 이 펀드에 가장 큰 출자자로 98.8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LS네트웍스나 그룹 측에도 관련 제안서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LS그룹의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LS그룹은 자금여력이 충분하진 않지만 신성장 사업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의 일환으로 이스타항공 투자제안서도 검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G&APE와의 돈독한 관계와 견고한 파트너십을 고려할 때 이스타항공 투자 역시 꽤 의미있게 검토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LS네트웍스는 매년 100억원의 배당금을 안겨주는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를 나름 '알짜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매각을 염두에 둔 움직임은 이미 오랫동안 회자됐기 때문에 PE들이 이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여러 그룹 등에 수요를 타진했다"며 "G&APE가 관련 투자 아이디어를 여러 곳에 타진했고 그 과정에서 가장 돈독한 것으로 알려진 LS그룹 역시 물망에 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LS그룹 측은 항공업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규 사업에 대한 고민은 기업으로서 늘 하고 있지만 그 대상이 항공업일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스타항공과 관련된 투자 검토 역시 잘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항공업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데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실적이 크게 변동한다는 특성이 있는만큼 LS그룹의 현 상황에 비춰볼 땐 무리가 따른다는 얘기다.
LS그룹 관계자는 "항공업 관련된 투자 검토는 들어본 적도 없고 사실일 리도 없다"며 "항공업을 검토한다고 해도 자금여력 등을 감안할 때 쉽지 않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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