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매각설' 왜 시중에 확산되나 영업손실 누적, 운전자본 부족…'항공업 진입 기회' 투자 매력 어필
고설봉 기자공개 2019-11-05 11:17:39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4일 1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타항공 매각을 염두에 둔 듯한 요약투자설명서(Teaser Memorandum)가 만들어졌고 이스타항공측은 설명서 작성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도대체 왜 이스타항공 매각설이 시장에서 자꾸 제기되는지, 이스타항공의 매력이 과연 무엇인지에 항공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이스타항공 측은 "TM에 나온 투자 제안의 논리가 부족하고, 내용이 어설프다"는 주장을 펴며 "TM 자체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이스타항공이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매력없는 매물이 아니다"며 "항공업 인가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항공사를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꾸 매각설이 퍼지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결손금이 누적된 가운데 올해 3분기까지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운전자본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이스타항공 '매각설'이 더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4일 투자은행(IB)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상증자와 구주일부매출을 통해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을 시도한다'는 내용의 '이스타항공 TM'이 만들어졌다. 이스타항공 측은 즉각 "사실 무근"이며 "매각 제안서 자체를 만든 사실이 없고,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매각설은 대체 누가, 왜 양산하는 것일까. 시장에서는 최근 이스타항공이 겪고 있는 '경영난'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있다. 올해 이스타항공은 여러 악재가 겹치며 경영환경이 악화한 상태다. 보잉사에서 도입한 737맥스 운항 중단과 주력인 일본노선 운항 차질 등 여파로 이스타항공은 올해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이 여파로 올해 다시 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 왔던 증권시장 상장(IPO)이 지지분진 한 것도 매각설이 커지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한 단계 더 도약히기 위해 2015년부터 IPO를 검토해 왔지만 잇따른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불안이 이어지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IPO가 늦어지면서 신규 투자금 조달이 지연됐고, 이에 따라 적기에 대규모 투자를 늘리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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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계속된 순손실 누적으로 자본잠식에 시달려 왔다. 자본잠식에서 탈출하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고, 증자를 통해 사채를 출자전환해 부채를 자본으로 바꾸는 식으로 재무관리를 해왔다. 근본적으로 영업수익 극대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리스크가 이연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2016년 말까지 이스타항공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였다. 2017년 증권시장 상장(IPO)를 준비하며 차입금을 정리하고, 유형자산 매각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극대화 하면서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은 13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모두 출전전환해 자본화 했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가 일부 개선됐지만 여전히 회사에 대규모 투자금이 유치된 것은 아니었다. 차입금은 '0'원으로 낮췄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은 500%에 육박했다.
하지만 올해 회계 기준 변경으로 항공기 운영리스가 부채로 계상되면서 실제 부채비율은 더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총 23대를 운영리스로 도입해 운항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잉사에서 도입한 737맥스 2대는 운항이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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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가 불안한 가운데 실적도 계속해서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 5664억원, 영업이익 53억원, 순이익 4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0.94%로 집계됐다. 겨우 손실을 면하는 선에서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매년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저하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더 악화했다. 주력 노선인 일본노선 축소와 탑승률 하락, 보잉에서 도입한 737맥스 기종의 운항 정지 등으로 영업에 지장을 받았다. 영업환경 악화로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정기노선 유지를 위해 비행기를 띄우고, 리스료 등도 계속해서 납부하면서 비용 지출은 크게 줄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적자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등 모두 상반기 2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비슷한 수준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에는 2분기보다 적자 규모가 더 커지면서 순손실 규모도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악화의 여파로 지난해 말 기준 일시적으로 해소됐던 자본잠식도 다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수요 감소와 일본노선 리스크 등이 겹치며 올해 2분기에만 LCC들이 공통적으로 최소 200억원 정도 적자를 봤다"며 "대부분 LCC들이 상황이 비슷하지만 이스항공의 경우 737맥스 운항 정지 등으로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반면 투자 기업으로서 매력은 항공업계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TM 자료에서 2페이지에 걸쳐 기록된 '투자 하이라이트' 라는 항목을 보면 매력도의 첫 근거는 '국내 LCC 성장성'이다. TM 자료에 따르면 매각 측은 '국내 LCC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여전히 낮은 인구대비 출국자 수를 기록하고 있어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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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수익창출기반 확보'를 투자 매력도로 제시했다. '최소 5년이상 손실을 감당하면서 사업 안정화 기간을 거침', '2019년까지 1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등의 내용을 기술하며 '국내 항공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TM 자료에는 '부진기에 따른 인수 시기의 적절성'도 인수자 측의 주요 고려 사항으로 적시하고 있다. 자료를 제작한 주체는 '신규 항공면허 취득이 어렵고, 안정화 기간 등의 기회비용이 큰 만큼, 항공사 신규 설립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상쇄할수 있다'며 이번 투자가 시기적으로 적기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단기적 부진으로 현 시점이 인수 최적기'라는 점도 덧붙이고 있다.
이스타항공 TM 자료에는 매각 뒤 인수기업과 이스타항공이 결합시 '신용도 상승에 따른 구조적 경영 개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수기업(투자자)의 신용도에 따른 피인수기업(이스타항공)의 신용도 및 재무적 안정성 상승 효과', 'LCC 이미지 제고', '비용 절감 효과' 등을 투자 매력도로 내세웠다.
더불어 '항공산업과 연계한 기대 산업 다양성'도 투자 포인트로 꼽았다. '고객과 직접적인 접점을 가지고 있는 산업으로 다양한 산업과 밀접한 연관성', '해외 진출시 교두보', '신규 항공관련 산업의 진출 기회 창출' 등 향후 사업 확장의 다양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이스타항공 TM에는 '확충된 자본을 통해 기재 직접 도입 등 바잉파워(Buying Power)를 통한 구매가격 절감을 통해 추가 자산 매입 후, 재매각을 통한 차익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금이 이스타항공에 유입되면 이를 기반으로 항공기 대규모 도입을 통해 자산가치를 불릴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M&A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투자 하이라이트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항공시장을 전망하고 있다"며 "기존 LCC들의 성장세가 조금씩 둔화하고 있고, 신규 LCC 면허가 발급된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투자 매력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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