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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맞은 자동차부품사]에스엘, 고부가 'LED램프'로 미래 밝힌다매년 연구개발비·인력 확대, 매출·수익성 '기대'

유수진 기자공개 2019-11-27 13:12:00

[편집자주]

도약하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 국내 자동차부품사들은 변곡점에 서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비티로 대표되는 미래차로 이동하고 있다. 부품사들에도 이에 걸맞는 변화와 혁신이 요구된다. 부품사들은 선제적 연구개발(R&D)과 새로운 투자, 사업구조 개편 등을 단행하며 다가올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들의 현황과 미래차 부품 개발 성과를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6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부품사 에스엘(SL)의 미래 생존 전략은 '고부가가치'다. 현재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큰 틀에서의 변화 없이 기존 사업으로 미래차 시대에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 활동에 아낌없이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효율성과 편의성 등을 극대화해 미래차에 보다 적합한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주력 제품인 LED램프가 신기술 옷을 입고 에스엘의 미래를 환히 밝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스엘은 지난 1954년 삼립자동차공업주식회사로 설립돼 올해 65년째를 맞이한 회사로, 자동차 램프와 섀시, 미러 부품 등을 생산해 국내외 완성차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 1986년 미국GM과 합작사를 설립했던 것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해왔다. 현재(9월 말 기준) 한국과 중국, 북미, 인도 등에 총 17개의 계열사를 두고 글로벌시장 판매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에스엘은 사실 특별한 미래 준비가 필요 없는 회사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미래차로 이동하더라도 기존 제품만으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엘이 주력으로 생산·판매하는 램프나 섀시 제품들은 미래차 시대에도 계속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패러다임의 변화로 생산품을 바꾸지 않으면 생사의 기로에 놓이는 다른 부품사 대비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은 셈이다. 일례로 내연기관차용 헤드램프를 수소차에 그대로 적용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때문에 에스엘은 기존 제품군을 그대로 유지하되 고부가가치를 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래차 시대로 갈수록 단순히 기본적인 기능 뿐 아니라 안전과 편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 제품을 고급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독일 헬라나 일본 스탠리 등과 전략적 제휴 및 협정을 맺고 기술 교류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카메라 기술을 이용해 야간주행 중 선행차나 대항차의 눈부심을 없애주는 ADB시스템이 탑재된 지능형 헤드램프를 개발하기도 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은 연구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에스엘은 연구개발 조직을 △전장설계센타 △전자개발센타 △신뢰성연구센타 △생산기술센타 △미래기술연구센타 △국내전장사업본부 등으로 세분화하고 신기술 개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연구개발을 위한 비용과 인력을 매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에스엘 연구개발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에스엘은 최근 수년간 매년 연구개발비 규모를 확대해왔다. 시장 상황에 따라 매출이 오르내림을 반복했지만 연구비는 꾸준히 늘렸다. 특히 지난 2017년 말엔 연구비 규모가 이전보다 3배가량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에서 연구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4.9%에서 12.5%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는 그해 4월 램프사업을 영위하던 관계사 에스엘서봉과 에스엘라이텍, 에스엘라이팅 등 3사를 하나의 회사(에스엘라이팅)로 합병하면서 별도로 존재하던 연구조직도 하나로 합친 결과다. 당시 에스엘은 생산설비와 기술, 경영자원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등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3사의 합병을 추진했고, 같은 맥락에서 연구조직도 단일화했다.

이후로도 연구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최초로 1000억원 대를 넘기며 매출 대비 비중이 14.1%까지 치솟았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투입된 금액이 913억원 수준이라는 걸 고려하면 연말쯤엔 지난해 규모를 가뿐히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550명, 2016년 850명 수준이었던 연구 인력도 3분기 기준 1400여명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에스엘은 기존 헤드램프 제품 가운데 LED램프가 가장 미래차에 적합하다고 보고 점차 생산 비중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현재 에스엘은 할로겐램프와 HID램프, LED램프 등 세 종류의 헤드램프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이중 LED램프는 전구를 사용하는 나머지 두 램프보다 전력 소비량이 적어 에너지효율이 높고 수명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

뿐만 아니라 LED램프는 다른 램프보다 평균 판매 단가와 마진율이 높아 매출과 수익성 확대에도 유리하다. 추후 차량공유시대가 도래하며 점차적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줄게 되면 실적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효자 상품'으로 급부상 할 가능성도 있다.

에스엘 관계자는 "LED램프는 칩을 이용해 빛을 내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고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단가가 높고 마진도 좋아 회사 실적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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