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용등급 하락]'AAA' 장벽 높인 한신평…베이징현대 회복 부담최상위 복귀 요건, 엄격히 재조정…中 위축 속 돌파구 필요
양정우 기자공개 2019-11-29 13:29:37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7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AA+, 안정적)의 신용등급을 선제적으로 내린 한국신용평가가 'AAA' 복귀의 장벽을 한껏 높였다. 그간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BHMC)의 실적을 신용도에 간접적으로 반영했지만 이제 등급변동 요건인 수익성 지표에 직접 합산하기로 했다. 앞으로 베이징현대의 수익 창출력이 회복되지 않으면 AAA 등급의 지위를 되찾기 어려워졌다.◇한신평, 현대차 AAA 상향 '허들 추가'…베이징현대 수익성 합산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을 'AA+'로 낮추면서 AAA 복귀의 허들을 하나 추가했다. 등급변동 트리거인 수익성 지표(조정에비타/매출액)를 산출할 때 베이징현대의 실적(지분율 반영)을 합산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시장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자동차가 AAA 등급을 얻으려면 조정EBITDA/매출액이 10%를 넘을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신용등급을 조정한 이후에도 10%라는 기준점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제 베이징현대의 실적까지 포함해 10%를 달성해야 하는 부담을 짊어진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유독 중국 시장에서 수익성이 둔화돼 왔다. 올 들어 미국에선 전체 시장 볼륨이 위축되는 와중에도 판매량을 늘리는 선전을 벌였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 본격적인 회복 추세에 올라서지 못했다. 지난 2017년 이후 사드(THAAD) 이슈 완화에도 과거 전성기 시절 시장점유율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현대의 지분법이익 규모가 축소된 동시에 배당금 유입이 중단됐다.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는 현대자동차의 연결기준 종속법인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연결기준 실적을 결산할 때 베이징현대의 손익계산서를 포함하지 않는 셈이다. 다만 베이징현대의 당기순이익이 지분율(지분법이익)만큼 현대자동차의 당기순이익에 반영될 뿐이다. 신용평가사는 자동차 섹터의 수익성을 EBITDA로 판단하는 만큼 베이징현대는 등급변동 트리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생산능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중국 합자법인은 20%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업계는 베이징현대의 실적을 별도로 평가해 현대자동차의 신용도에 간접적으로 반영해 왔다. 한국신용평가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가 아예 베이징현대를 포함한 합산 실적으로 등급의 향방을 정한다는 강수를 뒀다. 중국 시장의 현황을 감안할 때 현대자동차의 AAA 복귀에 큰 난관이 생긴 셈이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자동차의 AAA 상향 요건을 엄격하게 재정비했다"며 "현대자동차로서는 고민이 깊은 베이징현대가 회복되기 전까지 AAA 복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 유럽·일본 완성차 득세…지리 등 현지 메이커 약진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전체 승용차 판매량(1049만대)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중국 시장의 위축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중국 시장에선 현지 메이커와 유럽, 일본 완성차 업체가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폭스바겐(179만대)이 시장점유율 1위(17.1%)를 기록한 가운데 토요타(84만대)가 8% 수준으로 성장했다. 토요타뿐 아니라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기업은 수년 째 중국 시장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 중에선 지리(Geely)의 약진이 매섭다. 지난 2014년까지 연간 판매량이 43만대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엔 164만대를 팔아치우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상반기 현대자동차그룹은 약 47만대(시장점유율 4.5%)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월 중국 판매량(약 11만대)을 크게 늘리는 선전을 벌였다. 하지만 그 뒤 판매량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엔 공장 노후화와 베이징 환경규제 정책 등 이슈가 맞물리면서 베이징1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법인의 생산 가능 총량이 줄어든 건 향후 수익 창출력의 폭발적인 성장을 제약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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