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극과 극' 중국 전략 짠다 '중국 재탈환 vs 추가 힘빼기'…정의선 수석부회장, 수시 '중국 출장'
고설봉 기자공개 2019-11-04 09:51: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1일 14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시장 대응을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올해도 연간 판매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서 대대적인 사업구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책임자급 인력 교체와 조직 구조조정 등을 진행한 만큼, 내년 사업 정상화를 위한 세부 전략 수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중국시장 대응책 마련을 위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최악과 최상의 상황을 가정해 약 5가지 시나리오를 짜고, 각 시나리오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양 극단에 있는 2가지 시나리오다.
1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투자금 지원을 단기간 최대로 늘려, 중국시장을 재탈환하는 것이다. 한국 본사에서 중국법인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한꺼번에 신규 투자를 늘려 대대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차 외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중국 출시가 계획된 만큼 초기 시장 확대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1안의 정반대 안은 중국시장의 생산·판매를 대폭 줄이는 시나리오다. 현대차 베이징현대 1공장 폐쇄, 기아차 둥펑위에다기아 1공장 폐쇄 및 장기임대한 상황에서 추가로 다른 공장을 구조조정 하는 방안이다. 중국시장에서 회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추가로 생산량을 늘리거나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중국시장 구조조정을 놓고 양 극단에 다다를 만큼 스펙트럼이 넓은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이유는 좀처럼 중국시장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출범한 지난해 9월 이후, 중국에 대한 대대적인 인력 쇄신과 구조개혁을 통해 변화를 줬지만 이렇다할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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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중국시장 판매량은 올해초 계획량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올해초 현대차 84만대, 기아차 41만대 등 판매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 9월말 현재 누적 판매량은 현대차 45만대, 기아차 22만대로 판매계획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통한 승부수를 띄우지 않으면 침체가 더 장기화 할 것이란 우려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상황을 급반전시켜 시장을 다시 재탈환하거나, 아니면 다른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중국시장에서 힘을 빼는 양극단의 전략을 고려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중국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이 본격화 하는 것은 정 수석부회장이 그만큼 중국시장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정 수석부회장은 한달에 한번꼴로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 최근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중국사업총괄도 교체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향후 중국시장에 대한 전략의 윤곽이 확실히 잡힐 것"이라며 "거듭 인사를 통해 중국시장 대응을 위한 조직 구조조정을 마친 상황에서 투자를 대규모로 확대할 지, 숨고르기에 들어갈지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판매량 집착하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네시스 등의 판매를 통해 질적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최근의 기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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