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으로 눈 돌린 현대차]왜 '인도네시아'를 교두보로 골랐나②인구 2.7억명, '완성차 시장' 빠르게 성장…자동차부품 관세 철폐 'SCM' 용이
고설봉 기자공개 2019-12-02 13:11:11
[편집자주]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출범한 뒤, 현대차그룹은 계속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래차 기술 축적'과 '글로벌 생산·판매 체계의 구조 개혁'이 변화의 키워드다. 투자는 그 어느 때보다 속도도 빠르고, 규모도 커진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는 최근 인도네시아 생산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선점하고 있는 아세안 지역에 생산 거점을 만들어 새로운 글로벌 판매 루트를 개척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현대차그룹의 아세안시장 개척 의미와 전략, 향후 성장 가능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8일 07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아세안시장 진출을 위해 교두보로 낙점한 지역은 인도네시아다. 아세안 10개국 중 가장 인구가 많고, 국내총생산(GDP) 규모도 제일 크다. 평균 연령 29세의 젊은 인구구조는 향후 성장 잠재력 면에서 매력적이란 평가를 받는다.현대차가 공장을 신설하는 곳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브카시(Bekasi)시 '델타마스(Delta Mas) 공단'이다. 약 77만6000㎡ 부지에 총 투자비 약 15억5000만달러를 투입한다. 2030년까지 제품 개발 및 공장 운영비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공장은 올해 12월 착공해 2021년말 최초 15만대 규모로 가동 예정이다. 향후 최대 생산 능력 25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차종은 아세안 전략 모델로 신규 개발하는 소형 SUV(B-SUV), 소형 MPV(B-MPV) 등과 아세안 전략 모델 전기차가 검토되고 있다.
◇'젊은' 인구 대국, 경제 성장률 5%
현대차가 최대 25만대 수준으로 공장을 건설하고, 소형 SUV 및 MPV를 주 전략차종으로 삼은 것은 인도네시아의 인구 특성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면에서도 대국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표한 2017년 기준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6400만명이다. 평균 연령은 29세로 인구의 대다수가 청소년과 청년으로 이뤄져 있다.
더불어 아세안지역으로 넓혀보면 인구는 6억4740만명으로 늘어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아세안시장에 완성차를 판매할 전략이다. 계속해서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인도네시아가 아세안시장 거점으로 부각된 것은 경제력 면에서 활력이 높기 때문이다. IMF 세계경제전망(IMF World Economic Outlook 2018)에 따르면 아세안 지역은 2017년 기준 GDP 2조7615억달러를 기록했다. 향후 5년간 연평균 6.6%의 성장이 예상되는 거대한 시장이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GDP는 1조154억달러로, 아세안지역 내 GDP의 약 37%를 담당한다. 그만큼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지역에서 가장 활력이 넘치는 경제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가 올해 내놓은 장기 경제전망 보고서는 2030년 인도네시아 경제 규모가 세계 5위권 내에 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률을 기존 5.2%에서 5.0%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기 불황의 여파로 성장율이 일부 조정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본질적으로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에는 늘 '긍정' 부호가 찍힌다.
인구와 경제 성장 가능성 등에서 인도네시아는 향후 완성차 시장이 급격히 확대할 수 있는 곳이다. 실제 최근 완성차 시장의 성장세도 높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지역 내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아세안지역에서 약 360만대 신차가 판매됐는데, 이중 약 32%인 115만대가 인도내시아 안에서 판매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구 대국이자 아세안 최대 경제 규모를 가진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은 현대차의 전략적인 판단이 깔린 투자"라며 "2억7천여만명에 달하는 세계 4위 인구, 평균 연령 29세의 젊은 인구 구조 등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는 평가"라고 밝혔다.
◇한-인니 협력, 차동차부품 관세 철폐 'SCM' 관리 수월
최근 우리 정부와 인도네시아 정부간 협력 관계가 긴밀해진 점도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공장 신설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신남방 정책의 핵심 국가로 인도네시아와 신뢰 관계 구축 및 교류를 확대하면서 현대차의 투자 결정도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특히 무역에서 관세 등의 철폐 문제가 잘 해결되면서 공장 설립 및 물류 측면에서 부담을 덜게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 6월 일본 G20 정상회담에서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으며, 10월에는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실질적으로 타결되었음을 공동 선언했다. CEPA에 따라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에 합의한 만큼 자동차 강판 용도로 쓰이는 철강 제품(냉연, 도금, 열연 등), 자동차부품(변속기, 선루프) 등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됐다.

이는 현대차가 글로벌 생산·판매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강조하고 있는 SCM(공급망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현대차그룹은 본격적으로 글로벌 곳곳에 완성차 공장을 설립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완성차와 부품을 조기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공장을 설립한다. 이에 따라 엔진과 미션 및 주요 부품들을 현대모비스 등 협력사들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부품을 한국 및 제3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수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철강 제품 및 자동차부품의 관세 철폐는 중요한 이슈다. SCM 측면에서 안정성을 높이고, 차량 생산의 기반이 되는 부품 수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및 연관 산업의 수출 확대에 따른 국내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아세안 현지에서의 우호적인 경영 환경 조성 등도 기대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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