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육 공매 한투저축은행, '미트론' 이상징후? 미트론 NPL 담보회수…리스크관리 개선 vs 사업성 부진
이장준 기자공개 2019-12-02 13:46:46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8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수입육을 공매한다. 지난 5월 시작한 육류담보대출(미트론)에서 부실이 발생하며 회수한 담보물이다. 이를 두고 과거 미트론 사기 사건 때와 달리 리스크관리에 성공했다고 보는 시각과 사업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엇갈린다.28일 금융권에 따른 한투저축은행은 최근 양도담보 물건인 수입육 공매에 나섰다. 공매대상 물건은 등갈비(Back Rib)와 갈비(Short Rib)다. 총 박스 수는 2592개, 무게는 5만8737kg에 달한다. 총 감정가는 6억8677만원이다.
이 수입육은 미트론에서 부실채권(NPL)이 발생하면서 회수한 담보물이다. 지난 5월 한투저축은행이 미트론 사업을 시작한 지 약 6개월 만에 NPL이 발생해 담보권을 실행한 것이다.
한투저축은행은 이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알려주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트론 사업구조가 한투저축은행과 거의 똑같은 미래에셋캐피탈의 경우 연체가 발생하고 60일이 지나면 기한이익이 상실된 것으로 본다.
입찰은 최대 6회에 걸쳐 진행된다. 1회차 최저입찰가는 7억6350만원이며 회차마다 10%씩 깎는 방식이다. 다만 한투저축은행은 감정가만큼은 회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입육협동조합이 담보물의 최저 감정가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미트론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선 공매를 거치고 여의치 않으면 협동조합이 담보물을 사간다. 공매 과정을 거치는 건 수의계약으로 비치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매를 통해 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과거 2016년 6000억원대 미트론 사기 사건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미트론은 유통업자가 수입육을 냉동창고에 맡기고 창고업자가 확인증(창고증권)을 발급하면 유통업자는 이를 근거로 금융사로부터 대출받는 구조다. 당시 금융사는 창고업자의 허가가 없으면 담보물을 확인할 수 없어 '깜깜이 대출'을 할 수밖에 없었다.
3년 만에 미트론 시장에 재도전한 금융사들은 안전장치를 꾸렸다. 한투저축은행은 DB손해보험과 동산저당권료 권리보험을 공동으로 만들고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이 보험에 가입하면 개별 대출건별로 5억원 한도로 담보물의 하자에 대해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다. 또 전문인배상보험에 가입해 담보물 평가사항의 하자에 대해서도 보호받는다. NPL이 발생하면 한국수입류협동조합에 담보물을 매각할 수 있도록 협약도 맺었다.
이번 담보 회수는 리스크관리가 그만큼 개선됐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미트론에 정통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깜깜이 심사에 그치면서 담보물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며 "부실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담보를 회수할 만큼 리스크관리 역량이 나아졌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성 자체는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수익성 감소를 감수하고 이중·삼중으로 안전장치를 구축했는데도 부실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시장 활성화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또다른 관련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미트론 사기가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 구조를 짜다 보니 금융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만큼 수익성도 떨어져 시장이 활성화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수입육 공매 감정평가서 실사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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