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모기업과 개별 인사…위상 달라졌다? 회계분류 관계회사로 변경, 양사 대표이사 직급도 역전
김성진 기자공개 2019-12-02 15:07:13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9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한화시스템이 올해 이례적으로 다른 방산계열사들과 별도의 인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방산계열의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일괄적으로 인사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한화시스템이 단독으로 움직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만 제외하고 한화디펜스,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파워 등의 계열사 임원인사를 함께 공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이 상장하게 되면서 회계분류를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변경한 데 따라 인사를 따로 진행하게 됐다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하지만 일각에선 한화시스템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오너일가 3세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독립된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룹 내 위상 혹은 입지변화와도 연관지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화시스템의 김연철 대표이사가 올해 사장으로 승진한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장 신현우 대표이사는 그보다 한단계 낮은 부사장 직급이라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8일 '2020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기 인사를 통해 전무 1명, 상무 2명, 상무보 3명 등 총 6명의 인력이 승진했다. 지난해 8명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지만, 한화 방산계열사 중에서는 한화디펜스 다음으로 많은 승진자를 배출했다. 또 다른 방산 계열사를 살펴보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5명의 임원이 승진했고, 한화디펜스 8명, 한화테크윈 1명, 한화파워시스템 2명 등이 승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왼쪽부터) 김연철 한화시스템 사장,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한화시스템의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별도로 인사를 발표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산 계열사 인사를 한꺼번에 발표했다. 지주사 역할을 하며 확고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는만큼 인사 역시 통합해 일괄적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한화시스템이 단독으로 인사를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몰렸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결과라는 다소 난해한 설명을 내놨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상장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거느리는 회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와 동시에 지배력 회계기준을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변경했다. 상장 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 지분은 52.91%였지만, 상장 후 48.99%로 감소한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따라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이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인 만큼 같이 인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어, 따로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한화시스템이 상장하기 전 종속회사로 있어 함께 인사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회사가 상장하며 인사발표를 따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서는 회계기준과 인사를 연관짓는 게 꽤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회계분류 상 관계기업으로 변경됐다고 해서 굳이 인사를 따로 발표할 필요는 없는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확고한 최대주주 지위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재계서는 이를 두고 한화시스템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경영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 뒷 배경에는 한화그룹의 오너 3세가 있는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 삼형제가 지분 100%를 소유한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13.41%를 보유하며 2대주주로 있다.
지난달 발표된 한화그룹의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 같은 징후가 나타났다는 시각이 많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자리는 부사장급인 반면 한화시스템은 그보다 높은 사장급 인사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올해 승진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부사장에 머물렀다.반면 한화시스템은 김연철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가 되면서 기존 각자대표 체제가 단독체제로 변경됐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대표이사 직급이 역전된 것을 두고 그룹 내 위상 변화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은 이번에 상장했기 때문에 상장사로서 별도 인사 발표를 낸 것이다"며 "그룹 내 위상이 변화한 것은 아니며 크게 의미부여 할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