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LG전자맨’ 배수한 전무, 판토스 위상 재정립할까SCM 측면 ‘전자·판토스’ 한몸, ’그룹’ 색채 강화
고설봉 기자공개 2019-12-06 09:35:39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5일 14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토스가 LG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출신 CFO를 맞아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구광모 체제’ 출범 이후 오너일가 직접 보유지분 문제를 해소하며 ‘일감 족쇄’에서 풀려난 만큼 향후 LG전자와의 협업을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SCM(공급망관리) 측면에서 LG전자의 글로벌 생산판매 관리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판토스의 그룹 내 위상도 한 단계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LG그룹 계열 종합물류기업 판토스는 지난달 29일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용호 포워딩사업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배수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전무 1명, 상무 신규선임 2명 등 소폭의 인사가 이뤄졌던 것과 비슷한 규모로 올해 인사도 마무리됐다.

배 전무의 승진으로 판토스 CFO의 ‘격’도 한 단계 높아졌다. 배 전무의 전임자인 김생규 전 CFO는 판토스가 LG그룹으로 편입된 2015년부터 CFO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김 상무는 전무로 승진하지 못하고 2018년 말 판토스를 떠나 서브원 감사로 발령 받았다. 올해 초 다시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에서 정도경영담당 임원을 역임한 뒤, 올 하반기 비상무이사로 물러났다.
전임 CFO들과 다르게 배 전무는 LG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재무라인에서 경력을 쌓았다. 배 전무는 1964년 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1989년 LG전자에 입사했다. 지난해 말까지 29년간 LG전자에서 근무했다. 2011년 상무 승진과 함께 LG전자 CFO부문 세무통상팀장을 맡았고, 그해 세무통상담당으로 올라섰다. 당시 미국 가전회사 월풀이 제기한 냉장고 반(反)덤핑 소송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이후부터는 본사 CFO부문에서 벗어나 미국으로 파견됐다. 경영관리 및 기획관리 담당으로 계속해서 재무 업무를 수행했다. 2012년 미국경영관리담당, 2013년 미국기획관리담당, 2014년 미국기획관리FD담당 등 다소 짧은 기간, 조직을 여러 번 옮기면서 북미시장 경험을 쌓았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북미기획관리FD담당을 역임했다. 2017년말 국내로 돌아와 LG전자 CFO부문으로 복귀해 IR담당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구광모 체제’가 시작되면서 배 전무는 LG전자를 떠나야 했다. 지난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하고, 그룹 지주사인 ㈜LG 지분 상속 등을 위한 상속세 재원 마련 등에 판토스가 활용되면서 그의 운명도 바뀐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판토스 지분 7.5%를 보유 중이었으나 지난해 말 이를 전량 매각했다. 이를 통해 마련한 약 540억원대 자금을 대부분 ㈜LG 지분 상속세로 활용했다.
다만 판토스는 LG전자의 글로벌 SCM 측면에서 한 몸처럼 연결된 운명 공동체이다. 구 회장이 판토스 지분을 팔면서 오히려 LG전자와 판토스는 더욱 더 끈끈한 사업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됐다 구 회장 등 오너일가의 보유 지분을 모두 털어낸 만큼 판토스는 공정위의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이로써 판토스는 2015년 LG그룹 편입 뒤, 애매모호했던 정체성을 벗어내고 LG그룹 대표 물류회사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판토스는 최근 LG전자의 물류를 대행하면서 2자 물류사업자로서 입지를 더욱 굳혔다.
판토스는 LG전자 등 주요 화주의 글로벌 매출 확대에 발맞춰 해외시장에 동반 진출했다. 아시아와 유럽, 미주 등을 중심으로 350여개 물류거점을 확보하며 영업력을 끌어올렸다. LG전자 등에서 뿌려주는 일감을 기반으로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성장전략을 가속화 했다. 지난해 판토스는 전체 매출의 약 50%를 LG전자로부터 거뒀다. 금액으로는 약 1조9944억원이다.

판토스 관계자는 “CFO는 계열사에서 주기적으로 계속 순환보직처럼 옮긴다”며 “배수한 전무도 그런 차원에서 판토스로 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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