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베트남서 흑자 날개 단다 국내외 고강도 경영효율화 작업…내년 해외사업장 모두 수익 정상화 목표
호찌민(베트남)=이충희 기자공개 2019-12-11 09:25:21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9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푸드빌이 지난해부터 강력하게 추진해 온 사업 재편 작업이 효과를 보고 있다. 국내에서 다수 외식 사업장을 폐점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인 끝에 올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 달성이 완료된 것이다.재편 작업은 해외 법인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덩치가 가장 큰 중국 법인이 지난 7월 현지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고 실적이 개선됐다. 미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은 점포 수를 조정한 끝에 올해 영업이익 흑자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시선은 CJ푸드빌의 해외 사업장 중 나머지 한 곳인 베트남에 쏠린다. 베트남은 2007년 호찌민 하이바쫑(Hai Ba Trung)에 첫 뚜레쥬르 매장을 낸 뒤 거의 매년 사업 적자를 내고 있는 곳이다. 한국과 미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베트남 법인까지 흑자 달성에 성공하면 CJ푸드빌은 완벽한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영업손실 크게 감소
9일 베트남 현지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 베트남 법인(CJ Bakery Vietnam, 이하 베트남 법인)은 올해 연간 영업적자 폭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 중 흑자 전환이 유력해 보인다.
나상천 베트남 법인장은 "지난해 대비 올해 매출은 약 10% 늘었고 적자 폭도 10억원 이상 줄었다"며 "올해 영업적자는 한자릿 수(10억원 미만) 수준으로 예상되고 내년 중 흑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베트남 법인은 2011년 반짝 흑자를 낸 이래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로 적자 골이 깊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153억원, 순손실은 30억원으로 적자폭도 2년 연속 증가 추세였다. 201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점포 수를 30개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적자 매장이 꾸준히 영업을 지속했던 결과다.
상황은 정성필 대표가 지난해 6월 CJ푸드빌 수장으로 발탁되면서 급변하고 있다. 정 대표 취임을 전후로 베트남 법인장도 교체됐다. 새롭게 부임한 나상천 법인장은 자체 수익을 못내는 점포들을 최근 1년 반 동안 빠르게 폐점시켰다. 올해에만 뚜레쥬르 매장 4곳이 현지에서 문을 닫았다.
나 법인장은 "올해 주요 매장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두자리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면서 "내년에는 문을 닫는 점포 수가 1개 정도로 줄고 신규 출점은 더 늘어나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매장수 확대…규모의 경제 달성
베트남 법인은 2020년을 흑자 원년으로 삼고 매장 확대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뚜레쥬르의 제빵 시스템은 센트럴키친(CK) 공장에서 대량으로 반죽을 완료한 뒤 매장에서 굽는 방식을 택한다. 근거리에 점포가 많아지면 그만큼 비용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 법인장은 "내년에는 폐점 매장 수를 1개 수준으로 줄이고 신규 매장을 늘려 총 40개 점포를 넘기게 될 예정"이라며 "본격적인 흑자 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후년부터는 소득 수준이 높은 베트남 2선 산업 도시를 중심으로 추가 출점도 계획중이다. 현재 CJ푸드빌 베트남 법인은 호찌민과 하노이에만 뚜레쥬르 매장을 내고 있다. 현지에서 고급 베이커리로 인식되는 뚜레쥬르는 연소득이 1만 달러에 근접하는 로컬인들이 주로 찾기 때문이다. 호찌민은 올해 1인당 평균 GDP가 약 7000 달러, 하노이는 6000 달러 수준으로 추정돼 뚜레쥬르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업할 환경이 마련돼 있다.
매장별로 수익성 높은 제품 판매를 늘렸던 건 올해 영업이익률 상승의 또다른 요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크와 커피처럼 가격이 높거나 마진이 많이 남는 제품 라인업을 늘리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베트남인 입맛에 맞추기 위해 이색적인 제빵 시도를 했던 것도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 법인장은 "최근 계열사와 협력해 비비고 만두를 넣은 빵을 새로 만들었는데 이곳에서 호응이 좋다"면서 "앞으로는 두부나 김치 등을 넣은 빵도 개발을 검토하는 등 매장별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목표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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