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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숨가빴던 유동화…재무부담 한숨 돌렸다 신용 압박·시장 우려 씻어낼까…부동산 매각 등 1조4300억 추가 마련

이충희 기자공개 2019-12-11 10:18:3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0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올 하반기 숨가빴던 재무구조 개선 전략 실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부동산 매각과 자회사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총 1조4000억원 넘는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작년 말 미국 식품기업 슈완스 컴퍼니 인수를 확정한 뒤 급격히 흔들렸던 재무 구조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CJ제일제당이 긴축의 고삐를 죄면서 최근 비상경영에 돌입한 CJ그룹이 경영 전환점을 맞게 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가양동 부동산, 최소 8500억에 팔린다

지난 9일 CJ제일제당은 보유중이던 가양동 부동산을 케이와이에이치에 총 8500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부동산 신탁 수익자인 케이와이에이치는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창개발·현대건설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을 벌이게 된다. 컨소시엄이 8500억원 보다 많은 가격에 인수하게 되면 차익은 모두 CJ제일제당에 추가 귀속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가양동 부지 매각 외에도 이날 총 3건의 자산 유동화를 결정지었다. 미국 식품사업을 지휘하는 자회사 CJ아메리카가 총 300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RCPS는 '흥국US하이클래스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1호'가 전량 인수할 계획이다.

이 밖에 서울 구로동 소재 공장을 세일즈앤리스백(Sales&Leaseback) 형태로 총 2300억원을 받고 유동화했다. 보유중이던 서울 필동 인재개발원 부동산은 계열사 CJ ENM에 약 530억원에 매각했다. 같은날 마무리된 4건의 자산 유동화를 통해 CJ제일제당은 총 1조4330억원 규모 현금을 마련한 것으로 집계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베트남 법인과 중국 법인을 활용해 총 3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앞서 상반기엔 슈완스 컴퍼니 인수 구조를 가다듬어 베인캐피탈로부터 3800억원 자금을 유치했다. 다양한 재무개선 노력이 빛을 발하면서 한때 10조원을 넘겼던 순차입금은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우려에 재무개선 가속페달

CJ제일제당의 이번 자산 유동화 전략 실행은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유동화 전략이 실행된 건 크레딧 업계와 증시에서 동시에 강한 압박을 보낸 게 배경으로 작용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수년 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플레이어로 통했다. 슈완스를 비롯해 다양한 식품, 물류 관련 해외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덩치를 빠르게 불려나갔다. 그 결과 올 6월 말 기준 순차입금/EBITDA는 5.9배까지 높아졌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가 등급 하향 트리거로 제시한 5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시장 관계자는 "밀, 설탕, 가공식품 분야 원재료 구매는 기본적으로 신용 기반 거래로 이뤄진다"며 "신용도가 낮아지면 사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돼 회사가 재빨리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편입 후 기대를 모았던 슈완스 컴퍼니가 예상보다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하락한 건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자 올 10월 주가는 2011년 상반기 이후 최저치인 21만원대까지 급락했다.

급속도로 진행된 이번 자산 유동화 전략은 순차입금/EBITDA 지표도 빠르게 하락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 마련된 현금 중 상당 부분이 차입금 개선에 활용돼 해당 지표가 5배 미만으로 하락 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앞장서서 재무 개선에 나서면서 최근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던 그룹도 다소 분위기 반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순차입금이 줄면서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며 "올 한해 진행됐던 식품 분야 SKU(Stock Keeping Unit) 감축 작업이 내년부터 효과를 보면 수익성도 다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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