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현대HCN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매년 400억~500억 영업익 올리는 알짜…홈쇼핑사업과 시너지 창출
정미형 기자공개 2019-12-13 13:25:25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2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미디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HCN 매각설을 극구 부인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유료방송업계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면서 업계 하위권인 현대HCN은 잠재매물로 거론되지만, 현대백화점그룹 내에선 알짜 사업체로 꼽혀 순순히 넘겨줄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현대홈쇼핑은 최근 불거진 현대HCN 매각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이 현대HCN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이 요동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현대HCN 지분 38.3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올 초 현대HCN은 현대홈쇼핑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현대홈쇼핑 밑으로 편입됐다. 현대홈쇼핑을 포함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 2대 주주는 현대쇼핑(지분율 11.05%)이고 이어 현대백화점이 11.03%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 지분 66.21%를 쥐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현대HCN은 업계에서 잠재 매물로 거론돼 왔다. 유료방송시장에서 통신 3사를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케이블TV 업계 중하위권 업체인 현대HCN과 딜라이브, CMB 등이 차기 합병 물망에 올라왔다.
특히 현대HCN은 보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8곳 중 3곳이 서울 서초와 동작, 관악 등 수도권 노른자 땅위에 집중돼 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전국적으로는 서울 지역을 포함 부산과 경북, 금호 등 8개 SO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현대HCN 산하에는 방송채널사업(PP)을 하는 현대미디어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현대미디어는 채널칭, 드라마H, 헬스메디tv, 트렌디, ONT 등의 5개 특화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HCN을 인수하게 될 경우 현대미디어도 자연스럽게 인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가입자 확보 경쟁에 나선 통신 3사에서는 충분히 탐낼 만한 매물이지만, 현대백화점그룹 입장에서도 현대HCN은 내주기 아까운 사업체다. 매년 40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내는 알짜사업체이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2934억원, 영업이익 49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현대홈쇼핑에 이익기여도도 상당하다. 현대HCN은 현대홈쇼핑 재무제표에 지분법 손익으로 반영되는데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손익 464억원 중 226억원이 현대HCN 관련 손익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현대홈쇼핑 당기순이익이 1666억원 중 14%가량이 현대HCN으로부터 나오는 셈이다.
그렇다고 현대홈쇼핑의 신 사업체인 현대렌탈케어나 현대L&C가 현대HCN의 자리를 채워줄만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은 상황도 아니다. 현대홈쇼핑은 현대홈쇼핑의 100% 자회사로 2015년 현대렌탈케어를 신설했고 지난해는 현대L&C를 인수했다. 올해 3분기 현대렌탈케어는 52억원의 적자를 현대L&C는 4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현대HCN은 지분법 이익으로 123억원이 반영됐다.
업계에서는 현대홈쇼핑이 웃돈을 주고 현대HCN을 인수하겠다는 곳이 나타나지 않는 한 굳이 매각에 나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O를 가지고 있는 홈쇼핑 업체는 아무래도 송출 수수료 협상 등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강점이 있는 데다 매년 꾸준한 수익을 내는 사업체를 어느 누가 팔고 싶어 하겠냐”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며 매각설과 관련해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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