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PE 애뉴얼 리포트]IMM인베, '20년 업력' 베테랑의 '무한도전'투자 다각화로 글로벌 행보 박차…첫 회사채 발행 눈길
김병윤 기자공개 2019-12-18 06:51:51
[편집자주]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가 이제 서서히 저물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펼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들도 한해를 마무리 하고 다가올 경자년 새해를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운용사들의 올해 농사는 어땠을까. 더벨은 PE 하우스별로 투자와 회수, 펀딩, 그리고 내년도에 꼭 풀어야 할 과제를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년 업력의 IMM인베스트먼트는 올 들어 과감한 행보를 여럿 보였다. 4500억원 규모의 메자닌(mezzanine) 블라인드펀드를 불과 일 년여 만에 소진한 가운데 첫 보험업 투자에 나서는가 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베트남기업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콩에는 인프라 투자 목적의 자회사 설립까지 하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설립 후 첫 회사채 발행은 단연 눈에 띄는 이슈다. 사모투자펀드(PEF) 업계 내 낯선 영역에 IMM인베스트먼트가 발을 들였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장·단기 신용등급을 모두 받으며 추가적인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성 자금조달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500억펀드 소화도 거뜬…첫 보험업 진출
IMM인베스트먼트는 투자에 있어 숨 가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9월 조성한 '페트라7호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페트라7호)'(이하 페트라7호)는 약 1년 만에 소진됐다. 최근 이커머스(e-commerce) 업체 위메프에 투자가 결정되면서 펀드 실탄은 모두 사용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15년 위메프에 투자한 후 약 4년 만에 다시 위메프에 자금을 투입하게 된다.
위메프 투자는 4년 전과 비교해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인다. 이번 투자 규모는 1200억원이다. 4년 전 투자액보다 20배 확대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4년 전의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아닌 전환우선주(CPS)로 투자에 나섰다. 이는 위메프 재무제표상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IMM인베스트먼트의 배려로 해석된다. IMM인베스트먼트가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인식되는 RCPS 대신 자본으로 인정받는 CPS를 택했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RCPS는 상환청구권과 전환청구권 등 이중 안정장치를 보유한 투자형태"라며 "반면 CPS 경우 상환청구권이 없기 때문에 투자에 따른 안전장치가 한 가지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IMM인베스트먼트가 RCPS 투자는 위메프의 재무제표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 CPS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엑시트 수단인 기업공개(IPO)를 대비해 위메프의 펀더멘탈 강화에 나선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15년 벤처펀드를 통해 위메프에 투자했지만, 이번엔 프라이빗에쿼티(PE) 영역의 메자닌 블라인드펀드 페트라7호를 사용했다. 벤처펀드에서 초기 투자한 후 사모투자펀드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춘 투자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올해 IMM인베스트먼트의 투자 가운데 눈에 띄는 행보는 첫 보험업 진출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페트라7호를 통해 롯데손해보험 투자에 나섰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할 때 IMM인베스트먼트도 참여한 형태다.
JKL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빅튜라 유한회사(victura limited)를 설립해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했다. JKL파트너스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 자금과 투자금이 빅튜라 유한회사에 모인 뒤 롯데손해보험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IMM인베스트먼트는 500억원을 들여 빅튜라 유한회사 지분을 매입했다. 20년 업력의 IMM인베스트먼트가 처음 보험업 진출에 나선 것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JKL파트너스와 함께 GS그룹의 SI(system integration)업체 GS ITM 경영권을 공동으로 인수하며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당시 총 거래금액은 1000억원 정도며, IMM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가 절반씩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 역시 페트라7호를 통해 이뤄졌다.
◇국내는 좁다…해외로 돌린 눈
IMM인베스트먼트의 숨 가쁜 투자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게 베트남 빈그룹(vin group) 투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 5월 SK그룹과 손 잡고 빈그룹 투자에 나섰다. SK그룹은 빈그룹 지주사 지분 6.1%를 10억달러(1조2092억원)에 매입키로 했다. 전략적투자자(SI)인 SK그룹은 자금부담을 덜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 유치에 나섰고, IMM인베스트먼트가 파트너로 낙점됐다.
SK그룹이 FI에 제시한 조건 가운데 하나는 '선순위'다. FI가 SK그룹보다 선순위에 위치해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낮추는 구조다. SK그룹은 FI 대비 후순위에 위치하는 대신 FI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조건을 계약 때 넣은 것으로 보인다. M&A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SK그룹이 투자한 마산그룹과 빈그룹 모두 베트남시장 내에서 우량한 기업이지만 국내 FI에게는 다소 생소한 투자처"라며 "FI 입장에서는 SK그룹이 후순위에 위치한 덕에 리스크를 덜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빈그룹 투자는 지난해 SK그룹이 FI들과 함께 베트남 마산그룹에 투자할 때와 유사한 형태다. 당시 SK그룹은 마산그룹 지주사 지분 9.5%를 약 4억7000만달러(약 5683억원)에 매입하며 FI를 초청했다. 마산그룹 투자 경우 IMM인베스트먼트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FI로 참여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가운데는 SK그룹의 마산그룹 투자와 빈그룹 투자에 모두 참여한 곳은 IMM인베스트먼트가 유일하다.
해외투자 관련 IMM인베스트먼트의 움직임은 홍콩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 중순 홍콩에 자회사 ICA를 설립했다. 현재 현지 금융당국의 운용사 라이센스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CA 대표직은 조현찬 전 국제금융공사(IFC) 국장이 맡는다. 조 ICA 대표는 인프라 투자 전문가로, 베트남·인도·방글라데시 등을 집중적으로 눈여겨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PE 업계 이례적 회사채 발행…주목되는 향후 행보
올해 IMM인베스트먼트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회사채'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만기 2년짜리 사모채 발행을 마쳤다. 발행규모는 200억원이다. 투자자 3곳이 이번 사모채 발행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1999년 설립된 IMM인베스트먼트가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시중은행·캐피탈·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을 주로 이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차입금 내역을 보면 신한은행·국민은행·NH농협은행·미래에셋캐피탈 등에서 돈을 빌렸다. VC·PEF 업계로 영역을 확장해도 회사채 발행 이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IMM인베스트먼트가 낯선 영역에 발을 들인 셈이다.
IMM인베스트먼트가 첫 시장성 자금조달에 나선 배경은 자산·부채의 만기구조 미스매칭(mismatching)이다. 투자자산이 회수되는 시점과 차입금 만기가 일시적으로 불일치하면서 유동성이 필요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김경률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IMM인베스트먼트 경우 투자자산이 최소 5년 이상의 장기투자로 구성돼 있는 반면 차입금 만기는 3년 이하로, 자산부채 만기구조의 매칭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발행을 앞두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받았다. 한국기업평가는 IMM인베스트먼트의 회사채에 신용등급 'BBB+'를 부여했다. 등급전망(outlook·아웃룩)은 '안정적'이다. 기업어음 경우 신용등급 'A3+'를 받았다. IMM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IMM인베스트먼트의 신용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목적으로 장단기 신용등급을 모두 받았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신용등급 'BBB+' 회사채 금리는 5%대다. 이번 IMM인베스트먼트의 사모채의 발행금리 역시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IMM인베스트먼트와 우호적 관계를 보유한 투자자가 이번 회사채 발행에 참여했다면, 사모채 금리를 최대한 낮춰 이자비용을 최소화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향후 IMM인베스트먼트의 차환 여부, 다른 PEF 운용사의 회사채 발행 가능성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비브스튜디오스, AI 포토부스 '스냅파이' 기술력 선봬
- [렉라자 주역 ‘오스코텍’의 지금]자회사 제노스코가 갖는 의미, 상장은 득일까 실일까
- 대웅제약, 막강한 '신약효과'의 명암 '개발비 손상 확대'
- [Company Watch] 인력재편 끝낸 케이엠더블유, 6G 대비 '선택과 집중'
- [LG그룹 인사 풍향계]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역할 남았다
- [LG그룹 인사 풍향계]LG엔솔, 임원 승진 역대 최소…김동명 대표, '유임 성공'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카카오엔터, 투자 손실·법인세에 3분기 실적 '압박'
- 자사주 '줍줍' 나선 김승철 네오위즈 대표, 주가 저점일까
- [2024 이사회 평가]현대위아, 평가개선 프로세스 못미치는 경영성과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