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패키징, 급작스런 대표이사 변경 '배경은' 이경섭 대표, 연임 8개월만에 사임…삼양사 상해법인 총경리 신임 CEO 선임
박상희 기자공개 2019-12-17 08:08:19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패키징이 급작스럽게 대표이사 변경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기존 대표이사가 올 3월에 연임에 성공한데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단행한 인사에서도 삼양패키징은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삼양패키징은 13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삼양그룹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조덕희 삼양패키징 경영총괄(사진)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어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조 대표는 1967년생으로 전북대학교 경영학과, 워싱턴경영경제대학원(MBA)을 졸업했다. 1992년 삼양사에 입사해 삼양EP헝가리 법인장, 화학전략팀장, 삼양공정소료(상해)유한공사 총경리 등을 거쳤다.
조 대표는 인사 이전까지 삼양사 상해법인에서 근무했다. 지난달 삼양패키징 경영총괄로 소속과 보직이 변경됐다. 삼양패키징 경영총괄은 이전에는 없던 직책이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삼양패키징 경영총괄은 조 대표가 부임하면서 새로 생긴 보직"이라면서 "대표로 선임된 이후 경영총괄은 현재 공석인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표이사 교체를 노리고 조 대표를 삼양사에서 삼양패키징 경영총괄로 내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조 대표가 삼양패키징으로 적을 옮긴 지 얼마 안돼 주주총회 소집공고가 떴다. 조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는 안건이었다.
조 대표 선임 내용은 이달 초 단행된 그룹 인사에서도 빠졌던 내용이다. 이와 관련 삼양그룹 관계자는 "삼양패키징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대표이사 선임에 이사회와 주총 결의가 필요하다"면서 "그룹 인사 때는 주총이 열리기 전이라 인사에서 삼양패키징 대표이사 선임은 제외됐다"고 말했다.
직전까지 CEO(최고경영책임자)를 맡았던 이경섭 전 대표는 2016년부터 삼양패키징을 이끌었다. 3년 임기를 마치고 올 3월 주총에서 연임돼 임기가 2022년까지였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업계는 '카토캔 논란'이 대표이사 변경 교체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카토캔 논란은 남양유업에서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소비자 제보 이후 해당 제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삼양패키징은 남양유업이 사용한 제품의 카토캔 제조사다.
카토캔 논란으로 삼양패키징은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삼양패키징은 아셉틱(무균 충전) OEM 음료 사업에서 독과점적 시장 지위를 누렸다. 글로벌 특허권을 가진 독일 회라우프(HORAUF)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국내에서 카토캔을 생산하는 기업은 삼양패키징이 유일하다. 아셉틱 공정은 크게 PET를 활용하는 방식과 특수종이를 활용한 카토캔 방식으로 나뉘어진다.
삼양패키징은 사태 이후 제품 외부 포장에 강화박스를 적용했으며 구조, 풀탭 크기 등을 변경한 카토캔을 선보이는 등 올해만 20여 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종이 재질도 변경해 더욱 강화된 카토캔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이경섭 전 대표가 일신 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경섭 전 대표에서 조덕희 대표로 삼양패키징 대표이사가 변경된 것은 카토캔 논란과는 관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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