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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승부수]'돌아온 진로'…소주 점유율 최고치 찍을까③'진로이즈백' 뉴트로 열풍, 내년 시장 60% 잠식 전망

박상희 기자공개 2019-12-19 09:51:58

[편집자주]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를 모두 생산하는 종합주류기업이다. 소주시장 1위, 맥주시장 2위 자리를 점해왔다. 맥주시장에서 하이트진로가 변방으로 밀려나기 시작한건 2000년대 중반부터다.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 '구름처럼(클라우드+처음처럼)' 등에 밀리며 만년 2위로 고착화되는 듯 했다. 올해 출시한 '테라'가 흥행 대박을 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때마침 레트로 열풍에 올라탄 '진로이즈백'으로 쌍끌이 흥행을 견인했다. 하이트진로는 13년 간 지속돼온 '카스 천하'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은 하이트진로에게 기념비적인 해로 기억된다. 2011년 맥주시장 1위를 오비맥주에게 내준 이후로 만년 2위를 기록하다 '테라(Terra)'를 출시하며 반격의 기회를 잡은 해이기 때문이다. 맥주뿐만이 아니다. '니치 마켓(틈새 시장)'을 노리고 출시한 '진로 이즈 백(이하 진로)'이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다. 맥주와 소주시장 '쌍끌이' 흥행에 성공했다.

제품 흥행은 시장에서 점유율 반등으로 이어진다. 점유율 상승은 하이트진로 기업가치를 변화시키는 단초가 된다. 업계에선 테라와 진로의 흥행가도가 계속될 경우 하이트진로가 내년 맥주 시장에서 최대 40%, 소주 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소주의 경우 2005년 최고 점유율 55%를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뉴트로 열풍 '진로이즈백' 흥행 계속될까

하이트진로는 올 4월 진로를 리뉴얼해 출시했다. 40여 년 만의 재출시였다. 1970~80년대 블루 톤의 진로 라벨을 기반으로 과거 디자인을 복원해 소주 원조 브랜드를 재해석했다. 진로는 옛것에 새로운 감성을 더한 컨셉트를 일컫는 '뉴트로(New+Retro)' 열풍을 타고 틈새 시장을 노렸다.

흥행은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진로는 4월 출시 이후 4~5월 누계 10만, 7월 36만, 9월 58만자 상자가 출고됐다. 출고 판매량 기준 출시 72일 만에 연간 목표치인 1000만병을 이미 돌파했다. 출시 당시 목표한 연간 판매량을 2개월 만에 달성한 셈이다.


진로는 출시 7개월 만인 11월 26일 기준 누적판매가 335만 상자에 1억53만병을 기록했다. 이는 초당 5.4병 판매된 꼴로 월 평균 약 1436만병이 팔린 셈이다. 72일만에 1000만병을 돌파한 이후 판매 속도가 약 4.5배 빨라졌다. 가정용 페트, 팩 제품 없이 오직 360ml 병 제품으로만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는 중장년층에게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세대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인식된 것 같다"면서 "자발적 인증샷 열풍과 입소문을 타면서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갔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진로가 품귀 현상을 빚자 10월 생산라인을 확대해 공급을 안정화 하기로했다. 진로는 이천공장에서 생산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는 전용 라인을 기존 1개에서 현재 2개로 늘린 상태"라면서 "판매 및 재고수준에 따라서 한개라인은 추가적으로 진로와 참이슬을 교대로 생산중"이라고 말했다.

◇소주 점유율 5% 상승시, 기업가치 4000억~6000억 증가

진로의 지속적인 흥행 여부에 대해선 시장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뉴트로 열풍이 사그라들면 진로의 인기도 가라앉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일각에선 진로가 저도주 열풍 확산에 힘입어 롱런(장기 흥행)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진로는 16.9도, 저도주로 출시됐다.

중요한 건 현재 시장에선 테라와 진로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주류 문화 핵심인 '소맥' 시장에서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 조합을 밀어내고 '테슬라(테라+참이슬)'에 이어 '테진아(테라+진로)'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경쟁사에서 '테라'처럼 강력한 신제품을 들고 나오지 않는 이상 적어도 향후 1~2년 간은 하이트진로가 선방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진로의 흥행에 관심이 쏠리는 건 점유율 변화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과거 맥주 시장에서 최저 30%에서 최고 60% 사이에서 점유율 변동이 있었다. 소주의 경우 최저 39%에서 최고 55% 범위에서 점유율이 변화했다. 하이트진로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맥주 점유율 57%, 소주 점유율 55%를 기록했던 2005년이다.

시장에선 내년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이트진로 맥주 시장 점유율을 40%, 소주 시장 점유율을 60%"로 각각 전망한다"면서 "맥주 점유율 5% 상승시 기업 시총 7000억~9000억원 상승, 소주 점유율 5% 상승시 기업가치가 4000억~6000억원 가량 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하이트진로 내년 소주 점유율은 기존 최고 점유율인 5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진로가 하이트진로 기존 제품인 참이슬의 점유율을 잠식하지 않고 새로운 소비자들을 유입했다는 의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천공장 라인 확대를 통해 공급이 안정화된만큼 소비자 접점에서 진로의 브랜드 활동을 지속하면서 연말연시 시즌을 공략할 것"이라면서 "참이슬과 함께 진로를 소주 시장 리딩 브랜드로 입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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