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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제주항공 시너지? 기재 효율성 '증가' 노선 중복 '불가피'B737 단일기 전략 유효…시장점유율 상승, 슬롯 확대 기대

유수진 기자공개 2019-12-19 17:05:18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이들의 사업 시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시장에 자리를 잡은 업계 1위와 5위의 결합인 만큼 LCC업계는 물론 항공업계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클 전망이다.

제주항공이 추후 이스타항공을 합병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양사가 각자 사업을 영위하더라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항공 '빅3' 체제를 구축하게 될 거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때문에 사업적 측면에서 어떤 긍정적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현재 동일한 B737-800 기종을 운용하고 있다. 해당 기종은 보잉사가 제작한 스테디셀러 항공기로, 중단거리 노선에 적합한 189석 규모다. 제주항공은 45대, 이스타항공은 23대다. 그동안 양사는 정비와 인력 교육 등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단일 기재' 전략을 고수해왔다.

따라서 딜 성사 후 정비 등 항공기 관리에 소요되는 추가적인 비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기존 단일 기재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항공기 23대를 한꺼번에 들여오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동안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는 기회가 될 때마다 "LCC 본연의 모델에 충실하겠다"며 "단일 기재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특히 규모의 경제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보유 항공기를 합치면 총 68대다. 이 경우 대한항공 계열 195대(대한항공 169대·진에어 26대)와 아시아나항공 계열 119대(아시아나항공 86대·에어부산 26대·에어서울 7대)에 이어 3위권을 형성하게 된다. 홀로 남은 티웨이항공(28대)과는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자연스레 시장점유율도 확대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국적사 중 국제선 점유율 14.7%, 4.8%를 각각 기록했다. 단순 계산으로 더하면 양사 결합 시 점유율이 19.5%로 확대돼 대한항공(33.4%)과 아시아나항공(23%) 뒤를 바짝 쫓게 된다. 심지어 국내선 점유율은 24.8%(제주항공 15.1%·이스타항공 9.7%)로 대한항공(23.6%)과 아시아나항공(19.1%) 모두를 앞지르게 된다.

이 경우 제주항공은 단순히 LCC 선두 지위를 유지하는 것 뿐 아니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버금갈 만한 항공업계 내 상위권 사업자로 자리를 잡게 된다. 추가적으로 진행될 국내 항공업계 재편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문제는 노선이다. 현재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하면서 추가로 지방 공항에서 국제선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6개와 국제선 82개 등 총 88개 노선을, 이스타항공은 국내선 4개와 국제선 34개 등 38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일본이나 홍콩, 대만, 동남아 등 인기노선을 중심으로 상당 수가 겹친다.

이는 양사가 운영하고 있는 항공기 영향이 크다. 중단거리 적합 기종인 B737-800 특성상 취항 가능한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항속 시간 기준으로 5시간~5시간 30분 거리가 한계다. 거리로 따지면 인천에서 출발할 경우 태국 방콕 정도가 가장 먼 노선이다. 사실상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로는 새로운 지역에 취항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기존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이스타항공의 특화된 노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운수권 등을 활용해 노선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의미다. 이스타항공은 LCC 중 유일하게 인천-상해 노선 등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경쟁적으로 늘려왔던 인기노선들과 소외됐던 비인기 노선간 불균형을 완화할 것”이라며 “이스타항공만의 특화된 노선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스타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슬롯을 대거 확보해 인기 노선의 공급 확대 등을 꾀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전날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SPA)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1000주(51.17%)를 695억원에 사들여 이스타항공의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양사는 연내 SPA를 체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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