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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20 점검]이마트, '렛츠고 2020' 악재속 절반의 성공①매출 60조 달성 목표 '요원'…국내외 우환에도 뚝심 투자 지속

양용비 기자공개 2019-12-23 10:19:49

[편집자주]

내수 기반으로 성장해온 유통업계와 식음료업계는 2010년대 들어 변화를 시도한다.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고,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실었다. 2020년을 목표로 장기 비전을 발표한 곳도 많았다. 2020년까지 매출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목표로 삼았던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코앞이다. 2020 비전을 제시했던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는 2011년 5월 ㈜신세계에서 분할해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마트 정용진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시기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가 홀로서기한 직후인 6월, 2020년을 향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캐치프레이즈는 '레츠고 2020'으로, 2020년까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3조7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기업 분할과 함께 독자 경영 시대가 열리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정용진 이마트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강력한 포부가 필요했다. 그 일환으로 태어난 비전이 '레츠고 2020'이다.

◇국내외 악재에도 매출 지속 성장…업태 다양화 '성공적'

정 부회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서비스 질의 향상, 업태 다양화, 글로벌 사업을 핵심 열쇠로 선정했다. 그가 내세운 캐치프레이즈 '레츠고 2020'은 ㈜이마트가 홀로서기한 만큼 새롭게 달리자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세부 목표도 세웠다. 국내 점포 이외의 매출 비중을 50%까지 높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9조원 수준으로 2020년 매출 목표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레츠고 2020'의 목표연도인 내년에도 60조원 목표 달성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레츠고 2020'을 선언한 이후 해외 사업 환경 악화와 이커머스 업계와의 경쟁 심화로 할인점의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외 악재 속에서도 2011년부터 매년 매출 성장을 기록해 '레츠고 2020'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쇼핑 등 현재 신성장동력이 되는 전문점들은 이같은 비전 아래에서 탄생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전문점은 총 16개나 된다. 이 가운데 15개가 2011년 비전 선포 이후 만들어졌다. 불황을 뚫기 위해 업태 다양화에 얼마나 고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태 다양화를 위해 M&A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2012년초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린 ㈜이마트는 이듬해 위드미(현 이마트24)를 인수했다. 할인점뿐 아니라 편의점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위드미는 이마트24로 다시 태어나 올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 3분기까지 985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2%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이마트 연결 회사 가운데 가장 큰 매출이다.

정 부회장은 2020 비전 달성을 위해 제조업에도 힘을 줬다. 2016년 제주소주를 인수한 것도 업태 다양화의 포석이지만 주류사업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정 부회장의 의중도 크게 반영됐다.

이와 함께 신세계푸드는 외식 사업을 통해 식품 제조 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다. 종속회사인 세린식품도 식품을 제조하는 곳이다. 지난해까지 신세계푸드는 종속기업 가운데 가장 큰 매출을 기록했다.

업태 다양화 성공 여부는 종속기업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2012년 12곳(해외포함)이었던 종속기업은 올해 3분기 29곳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삶의 가치 제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업태를 다양화 하면서 종합 유통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중국 사업 실패…동남아 사업엔 '타산지석'

㈜이마트는 '레츠고 2020'을 선포하면서 2011년 88%에 달했던 국내 점포 사업 매출 비중을 줄이고자 했다. 목표는 2020년까지 국내 점포 매출 비중을 50% 까지 축소하는 것이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온라인몰과 신포맷 업태의 활약도 중요했지만 중국을 필두로 한 해외사업이 핵심이었다.

2020년 국내 점포 매출 비중 50%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꼭 필요했다. ㈜이마트는 '레츠고 2020'을 선포하기 훨씬 전인 1997년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사업은 결과적으로 '상처뿐인 추억'이 됐다. 1997년 국내 할인점 최초로 중국 시장에 진출해 현지에서 1000개 매장을 내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다만 현지에 진출한 후발주자였던 탓에 좋은 입지를 선점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2011년 기준 중국법인 적자만 1000억원에 달했다.


수익성에 문제가 발생하자 중국사업에 칼을 들이댔다. 비효율 점포는 구조조정을 하고 전략적 요충지엔 공격적 출점을 병행키로 했다. 2011년 중국 점포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점포 11개를 한꺼번에 처분했다. 2010년 27개였던 중국 내 이마트 매장 수는 2011년 16개로 줄었다.

2017년 발생한 중국 정부의 사드 몽니는 '레츠고 2020'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2011년 이후 2016년까지 매장을 6개까지 줄였지만 현지에서 철수할 계획은 없었다. 그러나 남은 점포의 적자 누적과 사드 문제로 인한 반한 감정 고조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자 결국 중국 시장에서 '백기'를 들었다.

2011년과 비교하면 현재 해외사업 성적표는 초라하다. 당시 해외 진출 국가는 중국뿐이었지만 매장을 27개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는 베트남과 몽골을 합쳐도 매장 수는 4곳에 불과하다.

중국 사업은 아픈 손가락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값비싼 교훈을 남겼다. ㈜이마트는 중국 '악몽'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베트남 드림'을 꿈꾸고 있다. 베트남 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 '마스터프랜차이즈'가 아닌 '100% 출자 법인' 방식을 선택했다. 현지 사업에서 위험 부담이 크지만 성공할 경우 마스터프랜차이즈보다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베트남 시장에 2015년부터 진출했지만 아직까지 1개 점포에 그친 것도 중국에서의 경험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시장에서 급하게 점포 수를 늘리기 보단 현지에 대해 면밀히 분석한 뒤 점진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복안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뿐 아니라 노브랜드도 해외에 진출한 만큼 전문점 해외 확장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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