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2020 점검]'ODM 급성장' 한국콜마, 실적 목표 초과 달성윤상현 부회장, 2세 경영 신호탄…중국 무석콜마 '정상화' 과제
이충희 기자공개 2019-12-27 10:56:33
[편집자주]
내수 기반으로 성장해온 유통업계와 식음료업계는 2010년대 들어 변화를 시도한다.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고,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실었다. 2020년을 목표로 장기 비전을 발표한 곳도 많았다. 2020년까지 매출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목표로 삼았던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코앞이다. 2020 비전을 제시했던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4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대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산업 성장세에 올라탄 한국콜마의 실적 상승폭이 가파르다. 8년 전 공언했던 '2020년 매출액 1조원' 목표를 이미 초과 달성되는 등 외형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중국 두번째 법인 무석콜마의 부진은 탈피해야 할 중장기 과제로 평가된다. 2020년대 들어서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로의 진출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룹 전권을 쥐게 된 윤상현 부회장의 젊은 리더십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매출 1조 목표, 이행률 200% 육박
한국콜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3579억원, 영업이익은 900억원으로 기록됐다. 2018년 5월부터 연결 실적에 포함 집계된 씨제이헬스케어 실적(매출 3350억원)을 제외하고도 1조원 넘는 매출을 냈다. 2011년 윤상현 회장이 창립 21주년 기념행사에서 제시한 2020년 매출액 1조원 목표를 2년 앞당겨 달성했다.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실적도 따로 집계하는 한국콜마홀딩스의 실적을 더하면 목표치는 이미 200% 가까이 달성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콜마홀딩스는 2018년 매출액 5617억원, 영업이익 94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실적은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2011년 윤 회장이 2020년 목표를 제시할 당시에는 한국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가 하나의 법인 아래 묶여 있었다.
한국콜마의 성장은 2010년대 화장품·의약품 산업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DM 트렌드로 변모한 것과 관련이 깊다.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판매 등 전 영역을 아우르던 기존 업체들이 점차 생산을 외부에 맡기기 시작하자 한국콜마 매출도 급상승했다는 것이다.
시류 변화를 먼저 포착한 한국콜마는 연구 개발비를 크게 늘리는 등 방식으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자체 브랜드만 보유한 각종 화장품, 의약품 업체들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한국콜마가 수주하는 물량도 매년 증가했다. 한국 화장품 기술력을 높게 평가하는 중국에서도 한국콜마 생산 제품들은 날개 돋힌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2010년대 들어서는 특히 국내외 화장품 시장 트렌드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 연구개발과 생산대응 능력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ODM 중요성이 부각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0년대 글로벌 진출 더 빨라진다
한국콜마는 올해에도 빠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매출액 1조1513억원, 영업이익 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 89% 증가했다. 화장품과 제약 등 기존 사업에서 꾸준한 성장이 실현됐다. 지난해 2분기 편입된 씨제이헬스케어 실적도 올해부터 온기 반영돼 시너지가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1월부터 공장 가동을 시작한 무석콜마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점은 무겁게 받아들여 진다. 매년 폭발적 성장세를 구가하던 중국 실적은 올해 첫 역성장을 기록중이다. 올 3분기까지 북경콜마와 무석콜마 매출 합산은 약 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북경콜마 단독 매출 559억원 대비 하락했다. 지난해 무석콜마의 매출이 제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법인을 두개로 늘리고도 실적이 뒷걸음질한 셈이다.
무석콜마 정상화는 이달 초 승진해 그룹 전체를 이끌게 된 윤상현 부회장(사진)에게도 첫번째 난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동한 회장은 회사 설립 후 햇수로 30년째인 올 8월 화려한 족적을 남긴 채 퇴임했다. 한국콜마가 본격적인 2세 경영 출발점에 선 직후 가장 어려운 과제 앞에 섰다는 평가다.
윤 부회장 체제로 접어든 한국콜마는 향후 글로벌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거란 관측도 나온다. 윤 부회장은 서울대와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공학 석사를 거쳐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아버지 윤 회장과 비교해 글로벌 시장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다. 올해 만 45세 젊은 오너 2세라는 점도 업계에서 부각된다.
실제 한국콜마의 해외 진출은 최근 더 빨라지는 모습이다. 올들어 호주에 건강기능식품 법인과 베트남에 건강음료 법인을 각각 신설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국가에서 외형을 확대할 가능성을 엿보는 것이다. 지금은 초기 사업 구상을 하는 단계지만 향후 현지에서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거란 예상이 많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융합기술을 통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화와 제2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ODM 전문회사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간다는 게 윤 부회장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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