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1월 07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을 맞이하는 티몬의 각오는 비장하다. 올해 기필코 흑자를 달성해 내년께 상장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 매각설이 불거졌던 지난해 말 최영준 CFO는 직접 언론 대응에 나서며 매각보단 상장에 힘을 싣고 있다고 천명했다.지난해 말 대치동 본사에서 만난 최 CFO는 손수 만든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여주며 현재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월 평균 손실액은 10억원 수준. 타임커머스가 성공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 올해에는 충분히 흑자전환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최 CFO의 흑자전환에 대한 자신감은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수익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 때는 지난해 3분기부터다. 이진원 대표가 수장을 맡은 이후다. 이 대표 부임 이후 경영마인드는 급격하게 변화했다. 창업자인 신현성·유한익 대표 체제의 티몬이 이상주의적 성격이었다면 이 대표 체제의 티몬은 철저한 실리주의로 탈바꿈했다.
창업자 대표 체제의 티몬은 적자가 나더라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면 된다는 마인드였다. 반면 이 대표는 자체 수익 개선을 위해 실리주의적 경영을 펼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CFO는 신현성·유한익 체제의 티몬이 이상주의적 성격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이상주의를 실리주의로 바꾸기 위해 이대표가 내린 결단은 조직의 변화이다. 신현성, 유한익대표가 고수해왔던 직원간 님 호칭 또는 영어직급 대신 과,차장 등의 직급을 도입해 보다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공교롭게도 경영마인드가 변화한 이후 수익지표는 나아지고 있다. 수년간 외쳐왔던 흑자전환의 꿈은 올해 현실화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IPO를 향한 꿈이 영글어 가고 있는 셈이다.
이커머스 업계가 수익악화에 시달리는 현재 티몬의 수익 지표 개선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실리주의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티몬만의 특별함이 희석되고 있는 것은 아쉽다. 과거에는 자신감 있게 아이디어를 내고 조직을 설득해 직접 실행하고 결과를 보여주는 티몬만의 특별함이 존재했다. 이 특별함이 성장 일등공신이었다.
예전 김동윤 기업문화실장은 쿠폰 장사만을 하던 티몬에서 상품도 같이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몬의 초기 아이덴티티를 허물자고 주장한 셈이었다. 지금의 티몬을 있게 한 장본인이었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흑자전환에 근접한 티몬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티몬이 흑자전환의 조급증으로 인해 큰 그림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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