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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이어 한화손보 CEO도 바뀔듯 박윤식 사장 3월 사임 전망…"보험계열사 심폐소생 시급"

손현지 기자공개 2020-01-16 10:04:4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8일 0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한화생명보험에 이어 한화손해보험의 최고경영자(CEO)도 연달아 교체된다.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고 조기 사의를 표하는 방식이 닮은 꼴이다.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보험 계열사 심폐소생을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이 3월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사장직을 내려놓고 물러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 사장의 임기는 오는 3월 26일 만료된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박 사장의 거취나 후임과 관련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박 사장의 조기 사퇴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작년 한화손보의 실적악화가 타사 대비 심각한 수준이었던 만큼 빠른 CEO 교체를 통환 분위기 전환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화손보는 실적부진으로 작년 8월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에서 경영관리 대상으로 편입되기도 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보험 계열사들이 위기에 빠지자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앞서 한화생명이 그룹 내 재무통을 등용해 실리 경영이나 체질 개선에 주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지분을 절반 이상 보유한 한화손보에도 비슷한 방침을 적용시켜 차기 수장 인선을 진행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등 신사업 투자 여파 적자 전환

박 사장은 2013년 취임 초 실적개선, 주가부양 등 성과를 내며 화려한 데뷔를 했다. 박 사장 취임 전 한화손보의 적자는 422억원 수준으로 불어났고 한화손보는 DB손해보험(옛 동부화재)에서 전략통으로 활약하던 박 사장을 영입했다. 박 사장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흑자로 돌려놨다. 2017년도까지 매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후로도 3연임에 성공하며 장수 CEO로 거듭났다.

다만 2018년부터 상황이 뒤바뀌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가팔랐던 상승 흐름은 이내 꺾였다. 2018년 말 실적은 전년 대비 44%나 감소했다. 더욱이 2022년 새로 도입되는 새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대비해야 하는 과제도 등장했다.

이 때 박 사장이 수익 돌파구로 꺼내든 건 '디지털' 투자였다. 기존 혁신사무국을 디지털지원팀과 합쳐 디지털혁신실을 새로 만들었고, 소비자보호실과 디지털마케팅분야를 합친 고객시장혁신실을 신설했다. 그리고 보험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으로 한 자동차 수리비 자동산출 시스템을 도입했다. 작년에는 인터넷전문 손보업체 '캐롯손해보험' 출범시켰다.


다만 혁신을 통해 얻은 '최초' 타이틀이 호재 만은 아니었다. 신사업 투자 및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손해율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5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0% 넘게 줄었다. 영업이익은 90.9% 축소됐다. 자산운용수익 역시 적자 전환했다.

급기야 긴축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달 한화손보는 10명의 임원을 해임하고 4명의 임원만 승진시켰다. 통상적으로 계약 만료 임원 수와 승진인사 비중을 대등하게 맞춰온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박 사장의 후임은 '재무통'으로 불리는 강성수 사업총괄 부사장이 유력하다. 한화건설 금융팀장과 한화·한화손해보험 재무담당 임원으로 분류된다.

◇한화생명 대표 4개월 조기 퇴임 '닮은꼴'

한화손보의 모회사인 한화생명도 바로 지난달 대표이사 체제가 변경됐다. 기존 각자 대표이사(차남규 부회장·여승주 사장)체제에서 여승주 사장 단독대표로 변경됐다. 차 부회장이 임기를 4개월 남겨두고 갑작스럽게 사임 의지를 표명한 데 따른 결과였다.

앞서 차 부회장은 2011년 2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신은철 전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았으며, 2014년 10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김연배 전 부회장과 함께 한화생명을 이끌었다. 이후 3년 7개월여 간 단독 대표 이사 체제를 유지했지만 여 사장이 작년 3월 선임되면서 각자 대표 체제로 다시 바뀌었다.

여 사장은 수익 부진에 시달리는 한화생명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데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회사 안팎에선 기대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여 사장은 한화그룹 실세 라인을 잇는 인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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