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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힘실리는 반도체 바닥론…반등 기대 4분기 영업익 7.1조, 메모리 수요 회복으로 '서프라이즈'

김슬기 기자공개 2020-01-09 08:24:46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8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시장관계자들이 삼성전자 DS(Device Solution) 부문 내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2조원대 후반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이를 웃도는 성적을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DS부문의 실적을 이끄는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가 감소하고 서버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낸드플래시의 경우 4분기부터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올 1분기부터는 D램도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8일 삼성전자는 2019년 4분기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7조1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은 시장의 컨센서스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61조550억원, 영업이익 6조5792억원이었다. 매출은 다소 추정치보다 낮았지만 영업이익은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2019년 연간 매출액은 229조5200억원, 영업이익은 27조71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85%, 52.95%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사업에서의 호조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내내 반도체 부분이 재고 영향으로 수요 회복이 어려웠지만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이 되면서 메모리 쪽 실적이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 전 반도체 사업에서 16조원대 후반, 영업이익 2조원대 후반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적 발표가 다가올수록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을 3조원대 초반까지 상향하는 곳들이 있었다. 잠정실적을 보면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4분기 반도체 사업 매출은 18조7500억원, 영업이익은 7조7700억원 선이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대비 절반 이상 축소됐지만 오히려 시장에서는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지난해 4분기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는 한자릿수대로 하락한 반면 빗그로스(Bit Growth·생산량 증가율)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익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내내 D램의 ASP는 매분기 두자릿수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4분기 D램 빗그로스는 전분기 대비 1% 증가했고 ASP는 같은기간 6.7%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빗그로스와 ASP가 각각 전분기 대비 3%, 3.5%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ASP가 상승, 메모리 영업이익 증가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특히 1분기에 서버 D램 가격이 전분기대비 5% 상승하고 대용량저장장치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역시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4분기에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이 많다"며 "4분기 실적보다는 올해 삼성전자가 보는 업황 전망에 시선이 쏠리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실적 반등은 이미 지난해 말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달말 마이크론은 자사 회계기준인 1분기(9~11월) 매출액 51억4400만달러(약 5조9890억원), 영업이익 5억9400만달러(약 6915억원)을 기록,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은 D램 시장점유율 3위 업체이다.

시장 상황도 우호적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내내 변동성을 키웠던 미·중 무역분쟁이 일단락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마이크론이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화웨이와 거래 재개를 공식화하면서 반도체 바닥론에 힘을 실었다. 다만 미군의 무인기 폭격으로 이란군의 실세인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하면서 미국·이란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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