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쿠팡, 반년만에 대표 교체…'신사업' 힘싣는다 박대준 부사장, 신사업 대표 선임‥핀테크 대신 쿠팡이츠 강화 포석
최은진 기자공개 2020-01-13 09:15:5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9일 1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의 결단은 빨랐다. 성과와 전략에 기반한 인사가 눈에 띄게 빠르다. 반년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전략의 무게중심을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쿠페이를 담당하던 정보람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정책업무 등을 담당하던 박대준 부사장(사진)이 신임 대표이사로 올랐다. 이와 함께 준법경영 및 인사시스템을 총괄하는 외국계 인력도 영입했다.9일 쿠팡은 박대준 정책당당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신임 대표는 신사업을 맡게 된다. 쿠팡은 그동안 김범석, 고명주, 정보람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고 있었다. 이 가운데 정보람 대표이사가 최근 사임키로 하면서, 김범석, 고명주, 박대준 3인 대표이사 체제가 마련됐다. 정 대표의 사임은 개인적인 일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
박 신임 대표는 홍익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와 네이버를 거쳐 쿠팡 정책당당 부사장으로 일했다. 이커머스와 관련한 다양한 정책적인 사안 등을 다루면서 국회 및 정부기관과 소통하는 업무를 했다.
쿠팡 측은 박 신임 대표 선임에 대해 다양한 신사업 분야의 의사결정을 간결하고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신임 대표가 이커머스 등의 정책에 대해 잘 아는 것은 물론 정부기관 등과의 소통도 원활했던 만큼 신사업 추진의 적합한 인물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이번 대표이사 교체는 3인 대표이사 체제 마련된 이후 1년도 안 돼 단행됐다는 데 주목된다. 지난 4월 김범석 대표이사 단독 체제에서 고 대표와 정 대표를 각자 대표이사로 올리면서 다인 각자 경영구도를 구축했다. 당시 김 대표는 전략 기획, 고 대표는 인사 관리, 정 대표는 핀테크 사업 총괄로 구획을 나눴다.
이번 쿠팡의 갑작스런 대표이사 교체는 앞으로 힘을 실을 사업을 보여주는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무게중심을 핀테크에서 신사업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얘기다.
사임키로 한 정 대표의 경우 2014년 쿠팡에 합류해 '쿠페이'와 '쿠팡캐시' 등 핀테크 사업을 이끌었다. 정 대표 선임과 함께 핀테크 사업을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쿠페이 가입자는 1000만명을 돌파하며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를 활용한 금융상품 판매나 P2P 거래 등 확장성 측면에서도 꽤 무난한 상황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쿠페이 등 핀테크 사업은 담당 부서에서 전담키로 했다. 어느정도 안착된 사업인 만큼 부서에서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 신임 대표가 맡을 신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이츠, 로켓배송 마켓플레이스 등으로, 이제 막 시작한 사업인만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재 쿠팡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외형성장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출혈을 감안하더라도 신사업 등의 투자를 강화하면서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목표다. 박 신임 대표의 선임은 이러한 쿠팡의 전략과 그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박 신임 대표와 함께 준법경영과 인사 등을 총괄할 HL 로저스(HL Rogers) 경영관리총괄 수석부사장도 선임했다. 인사 및 보상제도 등 노무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 준법경영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받는 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쿠팡은 지난해 말 글로벌 재무 전문가 알베르토 포나로를 신임 최고재무관리자(CFO)로,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를 지주사인 미국법인 쿠팡 LLC 이사회 멤버로, 나이키 출신의 재무전문가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영입했다. 이번 인사와 맞물려서 해석하자면 쿠팡은 재무 및 회계는 물론 준법경영과 인사 등을 정비하는 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신사업에 역점을 두고 강드라이브를 걸 계획으로도 해석된다. 만성적자라는 꼬리표에도 이커머스 기업으로서의 골격을 갖추려는 확고한 의지로 해석된다.
쿠팡 관계자는 "정보람 대표는 개인적인 일로 사임키로 하고 핀테크 사업은 관련 부서에서 담당하게 된다"며 "박대준 신임 대표는 쿠팡이츠와 같은 신사업을 진두지휘 할 인물로 정책을 담당했던 만큼 관련 전문성을 겸비한 인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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